코오롱FnC의 잡화 브랜드 쿠론이 연 매출 1,000억 원을 바라보는 대형 브랜드로 급성장했다. 토종 디자이너 잡화 브랜드 중 1,000억 원 고지를 넘보는 브랜드는 쿠론이 최초로, K패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각오다.
13일 코오롱FnC에 따르면 쿠론의 올 매출은 패션업계 불황 속에서도 지난해보다 14% 신장한 83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쿠론은 올들어 10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20% 성장한 69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쿠론은 2014년 매출 630억원을 기록하며 볼륨화에 성공한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왔다. 업계에서는 내년 말쯤 1,000억원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토종 잡화 중 1,000억 브랜드는 빈폴 액세서리 정도를 꼽을 수 있지만 디자이너 브랜드는 아니라는 점에서 쿠론과 좀 다르다.
쿠론은 석정혜 디자이너가 2009년 론칭한 브랜드로 코오롱FnC가 쿠론을 인수한 직후인 2011년만 해도 연매출은 120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쿠론 대표 상품 ‘스테파니백’ 등이 폭발적 인기를 끌면서 승승장구했다. 쿠론 연 매출은 2012년 400억원으로 2011년 대비 233% 증가하는 등 최근 5년 새 매출이 7배 가량 커졌다. 백화점 중심의 유통망 역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2011년 22개였던 쿠론 매장은 올해 95개까지 확대됐고 내년 100호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쿠론의 성공은 ‘합리적 럭셔리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굳힌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명품에 뒤지지 않는 디자인과 품질을 보장하면서도 가격은 직장인 여성이 부담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점이 불황기 돌파 비결로 꼽힌다. 쿠론 대표 제품의 가격은 △토트백 54만~68만 △클러치백 23만~ 58만 △숄더백 24만~58만원선으로 백화점 브랜드 중 합리적인 수준이다.
매 시즌 달라지는 디자인 테마 역시 신선한 반응을 불러 일으키며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지난해 봄·여름 시즌에는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영감받은 협업 제품과 아트 전시회로 눈길을 끌었고, 올해도 청순하고 관능적인 느낌을 담은 ‘인공정원’ 콘셉트와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의 ‘언아더 스페이스(Another space)’ 콘셉트로 반향을 일으켰다.
오원선 쿠론 총괄 본부장은 “쿠론은 대기업 체제로 변화한 이후에도 디자이너 브랜드 특유의 감성과 역사성을 그대로 유지하며 고객에게 가치소비란 무엇인지 직접 느끼게 했다”며 “그동안 쌓아온 고객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는 상품 개발에 힘써 메가 브랜드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