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정 회장이 검찰에 소환된 건 지난 2006년 6월 24일 현대차 비자금 사건과 관련한 이후 10여년 만이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대기업들의 기금 출연과 관련해 총수 소환이 본격화되자 해당 기업은 물론 재계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기금 출연 과정의 대가성 여부와 박근혜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 간 독대 과정에 대한 조사를 위해 정몽구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을 소환했다. 검찰 정 회장을 대상으로 지난해 7월24일과 25일 이틀에 걸쳐 이뤄진 박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 간의 비공개 면담 내용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정 회장 외에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소환해 조사했다.
그룹 총수의 전격 소환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대관업무를 담당하는 박 모 부사장이 지난 8일 소환돼 조사를 받은데 이어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사장급선에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가 그룹 총수가 검찰에 불려나가자 당혹감 속에 향후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조사 시간과 내용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다”면서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도 가늠하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미르·K스포츠 재단에 총 128억원을 출연했다. 삼성그룹(204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성행경기자 sain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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