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트럼프 수혜주’로 분류됐던 방산 업종이 일제히 상한가로 치솟았다. 정유·금 관련 종목도 때아닌 ‘트럼프 호재’를 맞았다. 반면 최근 한 달 넘게 상승세를 보였던 신재생에너지 등 ‘힐러리 수혜주’는 급락세를 보였다.
9일 코스닥에 상장된 방산업체 가운데 전자전시스템 업체인 빅텍(065450)과 방산설비업체인 스페코(013810)는 모두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두 회사는 장 초반 힐러리 클린턴 당선 가능성에 소폭 하락세를 보였으나 오전11시부터 주요 지역에서 트럼프의 승리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세를 급반전했다. 또 다른 방위산업 관련 화학제품 업체인 퍼스텍(010820) 역시 이날 상한가인 4,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한화테크윈(012450)·LIG넥스원(079550)·한국항공우주(047810) 등 주요 방산업체 역시 이날 상승 마감했다. 방산주는 트럼프 후보의 대통령 당선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업종 중 하나다. 트럼프는 그간 미국의 동맹국 국방비 지출 감소와 주한미군 비중 축소 등을 강조해왔다. 이런 이유로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방산업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금리 인상이 예상되면서 금 관련주도 상승세다. 트럼프는 현재 금리 수준이 낮다는 점을 강조해왔기 때문에 향후 미국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금과 구리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인 엘컴텍(037950)은 상한가에 장을 마감했으며 대표 금 수혜주인 고려아연(010130)도 0.94% 상승한 48만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반면 힐러리 수혜주로 꼽히던 종목들의 주가는 일제히 폭락했다. OCI(010060)·한화케미칼(009830)·동국S&C(100130) 등 신재생에너지와 관련된 종목은 모두 10% 이상 하락했고 전기차 수혜주 일진머티리얼즈(020150)도 8.47%나 급락하며 장을 마쳤다. 모회사 회장이 힐러리 후보와 인연을 맺으면서 ‘힐러리 테마주’로 분류된 인디에프(014990)는 이날 30%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트럼프가 인프라 확대를 강조해 건설주 역시 한동안 수혜가 예상된다. 또한 중동 국가로부터 에너지 독립을 강조하며 화석에너지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에 유가 상승이 예상돼 정유주도 주요 수혜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