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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펀드의 역설…마이너스 수익률에 연말 돈 몰려

올 수익률 '마이너스 3.4%' 불구

稅공제 혜택에 1조 가까이 순유입

국내 주식펀드 8조 이탈과 대조

수수료 없이 '환승 가능'도 장점





직장인 송모(32)씨는 3년 전 연금저축 펀드에 가입했다. ‘일찌감치 노후 준비를 시작하자’는 생각이었지만 현재 송씨의 연금저축 펀드 수익률은 -3%. 중도 해지하자니 지난 3년간 받은 세액공제 혜택(원금의 16.5%)을 토해내야 해 본전도 못 찾을 상황이다. 송씨는 “최근 아파트를 구입해 몇백만원이 아쉬운데 해지해도 손해가 커 고민”이라고 말했다.

송씨뿐만이 아니다. 연금저축 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3.4%, 5년 수익률도 고작 1.1%에 불과하다. 기대수익률이 낮은 국내 채권형 펀드에 5년을 넣어뒀더라도 18.24%의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금저축 펀드는 올해 가장 자금유입이 많았던 금융투자상품으로 꼽힌다. 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연금저축 펀드로는 총 9,908억원이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8조1,010억원이 빠져나가며 ‘돈 가뭄’이 발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가장 자금이 많이 몰린 연금저축 펀드는 ‘미래에셋글로벌다이나믹연금(연초 후 650억원)’ ‘삼성클래식연금(채권형·430억원)’ ‘한국투자연금베트남(254억원)’ ‘삼성클래식중국본토중소형포커스(185억원)’ 등이었다.



수익률 순으로 보면 ‘블랙록월드광업주(연초 후 48.48%)’ ‘미래에셋연금러시아업종대표(38.38%)’ ‘키움러시아익스플로러(23.81%)’ ‘한국투자연금베트남(19.23%)’ ‘삼성클래식아세안연금(14.7%)’ ‘피델리티연금아시아하이일드(13.5%)’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물론 ‘미래에셋연금한국헬스케어(-28.5%)’ ‘신한BNPP해피라이프연금중국본토(-26.61%)’ ‘메리츠코리아연금증권전환형(주식형·-25.92%)’처럼 심각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인 펀드도 있다. 기대수익률이 낮은 국내 채권형 펀드에 5년을 넣어뒀더라도 18.24%의 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수익률은 형편없다.



부진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연금저축펀드로 몰리는 가장 큰 이유는 세액공제 혜택이다. 연간 납입액의 400만원까지 13.2%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대 52만8,000원을 환급받는 셈이다. 펀드 자체의 수익률이 -13.2%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은 지킬 수 있다는 이야기다.

수익률이 낮더라도 수수료 없이 펀드 교체 또는 아예 계좌 이체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원금이 보장되는 은행의 연금저축신탁이나 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으로 갈아탈 수 있다. 다만 연금저축보험은 계약 초기에 사업비를 차감하는 상품 특성상 최소 7년을 유지해야 원금 손실이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임인수 미래에셋증권(037620) 연금사업센터장은 “연금저축은 가장 기본적인 세테크 상품”이라며 “채권형 펀드를 택한다면 원금 손실 리스크가 줄어들면서도 은행 이자보다 소폭 높은 수익을 챙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금 손실 위험이 큰 주식형 펀드는 나이가 젊거나 다른 자산이 많은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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