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정치 리스크로 경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기 전반이 점차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6일 KDI는 ‘경제동향 11월호’에서 “건설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지만 소매판매, 서비스업 증가세가 축소되면서 경기 전반이 점차 둔화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평가에서 후퇴한 것이다. 10월호에서는 “수출 부진으로 제조업의 생산성과 고용이 개선되지 못하는 등 아직까지 경기회복세가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 달 전에는 ‘회복’을 언급했지만 이번에는 ‘경기 둔화’라는 강한 표현을 썼다.
KDI는 11월호에서 “수출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내수 증가세도 둔화되면서 경기 회복세가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10월 호에서는 “내수의 완만한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지만 수출과 제조업의 부진으로 경기 회복세는 여전히 미약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10월에는 내수에 대해 ‘완만한 증가세’라고 진단했지만 이번에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바꿨다. 전체 경기에 대해 이전에는 ‘회복세가 미약하다’고 한 반면 이번 달에는 ‘약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KDI는 수출과 제조업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보고서는 “대내외 부정적 여건으로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제조업생산과 고용이 부진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밝혔다. 수출에 대해서는 “세계 경제 성장세가 미약한 가운데 신형 통신기기 단종(갤럭시노트7) 등으로 인해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런 부정적 요인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또 “기업 구조조정도 진행되면서 제조업 생산과 고용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며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70%대 초반의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우려했다.
내수에 대해서는 일단 “건설 투자는 기저효과 등으로 증가 폭이 축소됐지만 여전히 양호한 증가세를 나타내면서 다른 부문의 부진을 완충하고 있다”면서도 “소매판매는 자동차, 통신기기 등 내구재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둔화된 가운데 설비투자도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부진한 모습”이라고 진단내렸다. 또 “서비스업은 신형 통신기기의 대량 반품과 해운업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완만하게 둔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고용시장에 대한 걱정도 내비쳤다. KDI는 “서비스업 취업자 증가폭이 크게 축소되고 제조업 고용 부진도 지속되면서 전반적인 고용 여건이 다소 악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