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삼성전자 이사회에 첫 참석했다. 이사회 구성원들과 상견례를 갖고 “열심히 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는 등 본격적인 책임경영 행보를 시작하는 모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1시 삼성전자 서초 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이사회에 참석했다. 지난 27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된 이후 첫 이사회다. 이날 안건으로는 프린팅솔루션사업부(에스프린팅솔루션설립) 분사 등이 다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분사가 끝났음을 이사회에 알리는 자리라고 삼성전자 측은 설명했다. 이밖에 삼성전자가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인 새로운 주주 환원 정책이나 이사회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 등에 대한 의견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참석한 첫 이사회인 만큼 무겁지 않은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전해졌다. 이 부회장 등 사내이사 4명과 5명의 사외이사, 그리고 사내 이사직에서는 물러나지만 경영지원업무를 총괄하는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CFO)도 함께 자리했다. 이사회 구성원들은 회의 후 다같이 서초 사옥 5층 식당에서 식사했다. 식사 자리에서는 최근 정치·사회 이슈 및 갤럭시노트7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용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바로 맡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를 마치고 나온 이상훈 사장은 “권오현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은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이사회에 합류하는 등 삼성전자가 글로벌 기준에 맞게 경영의 무게추를 이사회에 둘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이사회가 어떤 방식으로 변화될지도 주목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시간을 두고 이사회 의장을 맡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전자가 올해 초 사외이사 등에게도 이사회 의장을 맡을 수 있도록 정관을 바꾼 바 있어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지도 주목된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달 등기이사 선임에 앞서 전용기 편으로 미국 출장을 다녀왔다. 삼성 지배구조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반응을 살피고 경영 구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도원·이종혁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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