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녀가 ‘읽씹(메시지를 읽고도 답변하지 않는 것)’하면 기분 나빠요. ‘밀당(밀고 당기기, 남녀관계의 미묘한 심리싸움)’할 때도 아닌데 말이에요”.
직장인 김모씨(31·남)는 호감도를 떨어뜨리는 이성의 행동으로 느린 메시지 반응속도를 꼽았다. 첫 만남이 이뤄지기도 전에 상대방에 대한 호감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이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경향은 남성에게서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20~30대 미혼남녀 635명을 대상으로 10월7일부터 27일까지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소개팅녀의 비호감 행동 1위로 ‘느린 문자 회신 또는 읽고 답을 안하는 경우(29%)’가 뽑혔다. 반면 여성이 뽑은 소개팅남의 비호감 행동 1위는 ‘문자 메신저 말투 및 오탈자(27.1%)’였다. 여성은 바로 답을 했느냐 여부가 아니라 메시지의 내용에 더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남성이 ‘즉각성’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은 비호감 행동 목록을 살펴보면 확인할 수 있다. 남성이 뽑은 소개팅녀의 비호감 행동 2위는 ‘차일피일 미뤄지는 소개팅 약속(25.5%)’이다. 남성의 경우 ‘반응속도’가 호감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한 비율이 54.5%에 달하는 것이다. 이는 여성의 외모가 가장 중요할 것이라는 통념과는 다소 다른 결과다. 서로 교환한 외모 사진 때문에 기대가 반감된다는 응답은 15.8%에 불과했다.
소개팅에서 상대가 최소한 이것만큼은 지켜줬으면 하는 게 있느냐는 질문에도 남성은 무려 49.4%가 ‘약속시간’이라고 답했다. 여성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대화매너(43.7%)’였다.
첫 인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비율은 남성이 더 높았다. 여성 응답자의 60.6%가 ‘의외로 마음에 드는 이성을 만난 적이 있다’고 답한 반면 남성의 61.6%는 ‘예상을 깨는 반전은 없다’고 말했다.
물론 만나기 전에는 비호감이었다가 만난 후 호감을 갖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비호감을 뒤집는 소개팅 반전 요소로 남성은 ‘기대보다 괜찮은 상대의 외모(31%)’를 여성은 ‘시간, 장소에 맞는 적절한 매너(26.8%)’라고 말했다. 남녀 모두 ‘대화 시 나눈 웃음과 긍정적 호응’과 ‘많은 공감대 형성’도 긍정적 반전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소개팅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는 ‘첫 만남에서 결정 난다(43.9%)’는 답변이 우세했다. ‘애프터 만남 시 알 수 있다(24.9%)’, ‘연애를 해봐야 안다(19.2%)’는 의견이 뒤를 이었으나 이 역시 어느 정도 수준의 호감이 전제돼야 가능하다는 해석이다.
/김나영기자 iluvny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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