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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은회장, 대우조선 구조조정 진행 간담회] 국정공백 탓에...대우조선 출자전환도 표류하나

"시장 예상 뛰어넘는 자본확충

6,000만주 전액 소각" 밝혔지만

구체적 규모·방안은 설명 못해

수은 "최악땐..." 출자전환에 반감

기재부도 수은법 확대해석 꺼려

이동걸 산은 회장이 1일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열린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진행 상황 설명회에서 질문을 듣던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이호재기자




‘최순실 게이트’로 사실상 국정 운영이 마비된 가운데 기업 구조조정도 표류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전일 발표한 조선업 구조조정 방안을 두고 맹탕이라는 지적이 나온 데 이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출자전환 등 추가 지원은 정부 당국과 국책은행 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이 “대우조선에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자본확충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자본확충 규모나 방안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하는 등 아직 이견이 남아 있음을 내비쳤다.

이 회장은 1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진행 상황 및 향후 계획에 대한 기자 간담회를 열어 “대우조선해양의 자본잠식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수립한 4조2,000억원의 지원 범위 내에서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는 자본확충을 하는 데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또 “자본확충에 앞서 산은이 보유한 약 6,000만주의 주식은 전액 소각하는 감자를 단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지금 (자본확충) 전체 규모를 말할 수 없다”고 전제한 후 수은이 자본확충 방안으로 영구채 매입을 검토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수은은 영구채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대 기관에 대해 뭐가 문제라고 이야기하기는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정부가 조선업 구조조정 계획까지 발표한 후지만 정작 자본잠식으로 출자전환이 시급한 대우조선에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자본확충을 할지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대우조선 출자전환을 두고 가장 이견을 보이는 부분은 수은의 부담 비율과 자본확충 방식이다. 지난해 대우조선 지원 당시 산은 지원분 중 대우조선에 이미 유상증자한 4,000억원을 제외하고 1조6,000억원만 출자전환할 예정이었으나 수주 부진, 소난골 인도 지연 등으로 당초 예상에 없던 수은의 자본확충 참여 계획도 포함됐다. 수은 입장에서는 대출로만 지원하면 선순위 채권으로 인정받을 수 있지만 출자전환으로 주식을 받았을 때는 최악의 경우 한 푼도 건지지 못해 출자전환에 대해 반감을 보이고 있다.

금융 당국과 기재부 간에도 미묘한 입장차가 있다. 금융 당국은 대우조선 상황이 악화되면서 수은을 포함해 3조원 이상의 자본확충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수은법 주무부처인 기재부의 경우 수은법을 확대 해석해 출자전환을 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다. 수은 역시 3곳의 법무법인에 적법성 여부를 물었는데 법무법인 김앤장은 대우조선이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나 기업회생 절차(법정관리) 에 놓여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출자전환은 위법이라는 의견을 내놓았지만 태평양과 세종은 위법이 아니라는 의견을 제시한 상태다.

이렇게 수개월간 끌어온 대우조선 출자전환 문제가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하는 상황을 놓고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 출자전환에 수은을 참여시키는 것이 쉽지 않았던 상황에서 국정 공백으로 기업 구조조정에 필요한 정부 당국의 컨트롤타워 역할은 더욱 위축되고 국책은행들 역시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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