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은행과 한화생명, 서울보증보험 매각 마무리 작업을 차기 정부로 넘기기로 했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현 정권의 임기 내인 2017년까지 보유지분 전량매각을 완료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이 계획을 번복한 것입니다. 현재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이들 세 곳의 지분 가치는 7조원이 넘습니다.
문제는 매각이 지연되는 사이 보유지분의 가치 하락으로 매년 수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현호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IMF 외환위기 여파로 부실화돼 26조원이 넘는 혈세가 들어간 우리은행과 한화생명, 서울보증보험 매각 작업은 차기 정부에서 완료될 전망입니다.
예금보험공사는 최근 금융당국과 협의 후 2020년까지 이들 기업에 대한 보유지분 전량을 매각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2016~2020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계획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이는 애초 계획보다 3년이 늦춰진 것으로 예보 측은 매각계획 변경에 대해 “출자주식 가치제고와 특혜 논란을 없애기 위한 매각방식 합리화를 위한 조치”라고 밝혔습니다.
시장에서는 그러나 정부가 이들 기업을 계속 손에 쥐고 경영 개입을 하기 위한 것 아니냐며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의 경우 올해 30%의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정부가 21%의 지분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어 언제든 경영에 개입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은행과 서울보증보험은 매번 최고경영진에 정부의 고위관료 출신을 임명해 낙하산 인사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심각한 문제는 막대한 국민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들 세 곳의 민영화가 늦어지면서 출자주식의 가치가 제고되기는커녕 매년 수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작년 6,000억원에 이어 올해도 5,000억원의 평가손실이 났습니다.
더구나 지금 바로 전량을 매각하더라도 5조원 정도의 공적자금은 회수하지 못합니다. 이들 세 곳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26조1,0000억원인 반면 이미 회수된 자금 13조5,000억원과 현재 예보가 보유한 지분가치 6조8,000억원을 합치더라도 20조3,000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
정부가 밝힌 매각계획 연기 명분과 달리 공적자금 회수 의지에 대한 의구심 논란이 일어나는 동안, 이들 세 곳에 대한 매각지연으로 인한 지분가치 하락은 현재도 진행 중입니다. /서울경제TV 이현호입니다.
[영상편집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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