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이 바뀌는 기업에 투자했다가 주가급락, 상장폐지 등으로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최근 4~5년간 상장기업에 대한 무자본 M&A가 증가하면서 이런 손해를 입는 투자자가 늘고 있는데요. 금융감독원이 올해 초부터 이 무자본 M&A 관련 불공정거래에 대한 기획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조사 내용을 양한나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네. 먼저 무자본 M&A라는 것이 어떻게 이뤄지는 건지 설명을 좀 해주시죠.
[기자]
네. 무자본 M&A는 주로 기업 인수자가 자기자금보다는 차입자금으로 기업을 인수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이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기업 인수자가 정상적으로 경영하지 않고 단기간의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허위사실을 유포한다든지, 시세조종을 하는 등 불공정거래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면 기업인수자들이 사채업자 등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해 차명으로 상장기업을 인수하고, 허위공시나 시세조종으로 주가를 높인 뒤 보유주식을 처분해 시세차익을 획득하는 식입니다. 이렇게 되면 해당 기업은 경영실적이 크게 나빠지거나 상장폐지돼 일반투자자들은 피해를 보겠죠.
[앵커]
실제 어떤 사례들이 있었나요?
[기자]
네. 올해 적발된 총 7건의 무자본 M&A 불공정거래 사건 중에서 대표적인 부정거래 사례를 보면요.
먼저 신규 사업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해 부정거래한 사례입니다. 4명의 기업 인수자들이 상장기업을 무자본으로 인수한 뒤 호재성 허위사실을 퍼트려 주가가 오르자 인수주식을 매도해 부당이득을 취득한 겁니다.
이들이 얻은 부당이득은 120억원에 달했으며 이후 해당 기업은 자본잠식률 50% 이상이 지속돼 결국 상장이 폐지됐습니다.
유상증자 가장납입을 통해 부정거래를 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상장폐지 위험이 있는 관리종목 기업의 대표이사와 공모해 유상증자 참여자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공시합니다. 마치 거액의 외부투자를 유치해 재무상태가 호전되는 것처럼 투자자를 속이기 위해서였는데요. 대부분의 유상증자 대금은 비상장기업 주식을 취득하는 형식으로 다시 빠져나가 해당 기업에는 증자 자금이 실제 유입되지 않았습니다.
이외에도 상장폐지를 회피하기 위해 시세조종한 사례, 기업인수 관련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득한 사례 등이 있습니다.
[앵커]
네. 허위정보를 감쪽같이 믿은 투자자들만 큰 피해를 입은 안타까운 사례들인데요. 어떻게 하면 피해를 막을 수 있을까요?
[기자]
네. 무자본 M&A의 표적이 된 기업들의 특징이 있는데요. 이런 특징을 보이는 종목에 대한 투자는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재무구조가 취약한 종목이나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가 경영권이 바뀌어 갑자기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 그리고 대주주 지분율이 낮고 최근 들어 경영권이나 사명이 자주 바뀌거나 특히 인수한 주식이 담보 제공되어 있는 경우 반대매매로 인한 주가하락 등 피해를 볼 수 있고요. 또 최근 설립된 비상장기업이 상장기업을 인수하는 등 인수자의 실체가 불분명하거나 소액공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 등을 공시하면서 납입기일, 증자 금액, 투자자 등을 수시로 변경하는 종목. 그리고 갑자기 대규모 신규사업을 추진하거나 경영권 변경 후 비상장기업의 주식을 취득하는 종목일 경우, 기업사냥꾼들로 인한 피해를 볼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하겠습니다.
[앵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어떤 대안을 내놓고 있나요?
[기자]
네. 금융감독원은 올해 9월말까지 7개 종목의 무자본 M&A 관련 불공정거래를 적발해 45명을 고발하고 수사기관에 통보하는 등 조치를 취했고요. 앞으로도 투자자들의 피해 예방을 위해 이같은 종목에 대한 조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혐의가 발견되면 엄중 조치할 예정입니다. 투자자들은 금융감독원의 증권 불공정거래 신고센터 홈페이지의 ‘투자자 경보 게시판’에서 투자 유의점을 확인할 수 있고요. 홈페이지나 콜센터 등을 통해 불공정거래에 대한 신고와 제보 역시 적극적으로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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