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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물리학상 수상] 양자 커뮤니케이션 'KT 상전이' 발견

사울레스(왼쪽부터) 교수, 홀데인 교수, 코스털리츠 교수.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데이비드 사울레스 미국 워싱턴대 교수와 덩컨 홀데인 미 프린스턴대 교수, 마이클 코스털리츠 미 브라운대 교수는 ‘양자 물성’을 최초로 규명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2차원 상태에서 물질이 기체와 액체·고체가 되는 ‘상전이’가 기존 3차원에서 벌어지는 것과 전혀 다른 양상으로 이뤄진다는 ‘KT 상전이’를 발견한 논문으로 수상한 것이다. KT 상전이는 향후 양자를 단위로 한 양자 커뮤니케이션으로 가는 중요한 과학적 원리로 꼽힌다.

이들의 학문 분야인 ‘응집물질물리학(condensed matter physics)’은 물질의 거시적인 물리적 특성을 미시적 관점에서 연구하는 물리학 분야다. 물질의 구성성분인 원자핵과 전자의 분포 등을 양자 역학적으로 계산해 전기전도도와 같은 전기적 성질이나 물질의 밀도 등 물질의 물리적 성질을 연구한다.

일반적으로 고체에서 액체로, 기체로 물질의 상태가 변하는 것이 ‘상전이’이다. 하지만 KT 상전이는 2차원의 평면이라는 조건에서 물질에 존재하는 ‘소용돌이(vortex)’ 형태의 입자가 상전이를 일으킨다고 본 이론이다. 이에 따르면 낮은 온도에서 각각의 소용돌이는 서로 응집돼 있지만 온도가 높아지면 소용돌이가 서로 떨어지면서 고체가 액체로, 액체가 기체로 변하는 상전이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는 입자가 어떤 상태가 되느냐에 따라 물질이 고체 상태가 되느냐, 아니면 액체나 기체가 되느냐를 결정한다는 측면에서 기존의 개념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정식 명칭이 ‘위상 상전이(topological phase transition)’인 이 개념에 대해 스웨덴 왕립학술원은 “20세기 물리학 사상 가장 중요한 이론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상태는 같지만 모양이 다른 물질을 설명하는 원리인 ‘위상학(topology)’에서 개념을 따왔다.



박재근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기본적으로 물리학에서 3차원보다 2차원·1차원 등 저차원의 원리를 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사제지간인 사울레스와 코스털리츠는 각자의 이름 앞글자를 따 ‘KT 상전이’라고 이름을 붙였으며 해당 논문은 지난 1972년 발표됐다. 홀데인 교수는 1982년 1차원에서 KT 상전이 개념을 설명한 논문을 냈다. 이번 노벨상은 사울레스 교수가 성과의 2분의1을, 코스털리츠와 홀데인 교수가 4분의1씩을 나눠 인정받았다. 박 교수는 “KT 상전이 개념은 겉은 금속인데 내부는 절연체인 물질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적 기초”라고 말했다.

양자 물성에 대한 연구 결과가 노벨상을 받으면서 앞으로 양자 단위의 커뮤니케이션 연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 교수는 “양자 커뮤니케이션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양자의 안정성’이다. 중간에 양자가 손상이라도 된다면 기억 소자로서 제 역할을 못하는 것”이라며 “양자의 물질 변화에 대한 메커니즘이 규명되면서 양자 컴퓨팅 같은 기술에도 크게 기여해왔다”고 설명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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