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 회복을 등에 업고 올해 호황국면을 맞았던 건설업이 내년엔 급격히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밖에도 폴크스바겐 사태 등 어부지리를 통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자동차,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를 제외한 우리 주력산업 전 부분이 침체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6년 산업경기의 5대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급격한 변화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건설업이다. 건설기성액은 2014년 3·4분기 이후 감소세를 지속하다 2015년 3·4분기 들어 증가세로 반전했다. 건설수주액의 경우 3·4분기 95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0.9%가 증가했다. 건축부문이 53.6%, 토목부문도 42.9%가 각각 증가했다. 문제는 내년이다. 2016년 정부의 SOC 예산은 전년대비 6%가 감소했다. 주택도 올해 과도하게 공급된 주택 물량의 해소가 지연되면서 수주액이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연구실장은 “과도한 가계부채로 부동산 수요가 위축될 수 있고, 해외건설의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며 “건설업은 내년 경기 하강 속도가 급격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대표적 과잉공급 산업인 철강과 유화는 내년에도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 실장은 “철강산업은 생산감소세가 지속되고 있고, 재고·출하 사이클 상 불황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며 “석유화학도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차이나 리스크에 따른 수출 경기 부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선업과 기계산업도 전 세계적인 수요 부진에 침체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자동차산업은 회복세가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이고 침체기를 벗어난 ICT산업의 경우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주 실장은 “산업경기의 회복 지연에 대응하기 위해 내수 진작 및 외수 확보, 건설업의 경기 급랭 방지, 주력 산업의 고부가가치화 노력과 신성장 동력 확보, 대외 리스크 관리, 재정 집행의 효과 극대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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