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과 가구 등의 빌트인(Built-in·내장) 시장이 날로 커지면서 제품군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주방 가전 중심이었던 빌트인 제품은 최근 들어 빨래 건조기를 비롯해 의류 살균장, 와인셀러 등으로도 발을 넓히고 있다.
빌트인은 집이나 사무실에 필요한 각종 가전이나 가구 등을 건물에 내장하는 것으로 주로 냉장고·오븐·쿡탑·식기세척기·전자레인지 등 주방가전이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빌트인이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디자인적인 강점을 갖는 만큼 근래 들어 제품군이 확대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형 오피스텔과 아파트를 중심으로 건조기가 빌트인으로 적용되는 추세다. 최근 대성에너지는 대구의 중견 건설사인 동화주택이 짓는 ‘수성알파시티 동화아이위시’ 698세대에 가스빨래건조기를 옵션으로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미세먼지와 무덥고 습해진 날씨로 인한 박테리아 증식 문제가 대두되면서 실내 빨래 건조의 유해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자 발 빠르게 관련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내년 입주 예정인 대우건설의 주상복합아파트 ‘용산 푸르지오 써밋’도 오피스텔과 아파트 전 가구에 빌트인 빨래 건조기가 설치된다.
의류관리기도 향후 주목되는 빌트인 가전이다. ‘합정 푸르지오’는 LG의 의류관리기인 ‘트롬 스타일러’를 빌트인으로 선보였다. 트롬 스타일러는 걸어놓으면 구김·냄새·세균제거에 고급 건조까지 가능해 새 옷처럼 깨끗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의류관리기다. 이 아파트는 LG 트롬 스타일러 전면에 빌트인 스타일로 도어를 부착해 인테리어와의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했다. 국내 1위 가구업체인 한샘도 최근 선보인 바흐 브라운 붙박이장에 의류살균장을 추가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리조트를 중심으로 와인셀러도 점차 빌트인 제품이 적용되는 추세다. LG전자는 한 리조트에 최대 89병의 와인을 수납할 수 있는 ‘디오스 와인셀러’를 공급했다. 고급스러운 블랙 글라스 장식이 더해진 디자인으로 인테리어 오브제로도 사용할 수 있다.
주방 가전 빌트인에서도 제품군이 진화하고 있다. 최근 LG전자는 초프리미엄 빌트인 주방가전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에서 빌트인 가전으로는 국내 업계 최초로 얼음정수기 냉장고를 추가했다. 정수기를 따로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차별화를 꾀하려는 주택 건설사와 매출 확대를 노리는 가전·가구업체들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면서 빌트인 제품의 품목이 다양해지는 추세”라면서 “앞으로는 다양한 기능이 합쳐진 복합가전이 빌트인으로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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