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직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책은 무엇일까. 삼성전자가 독서의 계절인 가을을 맞아 뉴스룸 홈페이지를 통해 삼성 직원들의 관심이 높았던 책들을 소개했다.
2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 들어 삼성디지털시티 북카페(과거 사내 도서실)에서 가장 많은 대출 횟수를 기록한 책은 ‘오베라는 남자(프레드릭 배크만 글, 다산책방)’가 차지했다. 이 책은 부인과 사별한 후 삶의 의욕을 잃은 노인의 일상을 유쾌하게 그려낸 소설이다.
책에서 삶의 낙을 모조리 잃어버린 주인공 ‘오베’는 자살을 기도한다. 하지만 그의 신경을 긁어놓는 이웃들의 ‘타이밍 절묘한 방해 공작’에 가로막혀 시도는 번번이 실패로 끝난다. 그토록 싫어했던 이웃 때문에 오히려 삶을 이어가는 오베의 모습은 역설적이지만 독자에게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삼성디지털시티 북카페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정유리나 사원은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라는 점에서 많은 임직원의 사랑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디지털시티 북카페에서 대출되는 책은 월 평균 1,700여권으로 1년으로 치면 약 2만여권에 해당한다. 선호 장르는 꽤 다양한 편이다. 업무 연관성이 큰 책도 있지만 자기계발서나 소설도 적지 않다. ‘나는 부동산과 맞벌이한다’ ‘나는 상가에서 월급 받는다’ 등 부동산 서적이 올해 임직원 대출 도서 순위에 오른 점도 눈에 띈다.
업무로 바쁜 직장인에게 ‘독서 시간 내기’는 쉽지 않지만 통근시간 등 짜투리 시간을 독서 시간으로 확보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삼성디지털시티 북카페 운영자 박지혜 대리는 “삼성디지털시티 임직원 중 상당수는 통근버스를 타고 출퇴근하는데 우리 북카페 이용자 중 일부는 버스로 이동하는 시간을 쪼개 책을 읽고는 한다”고 전했다. 그는 “북카페 내 열람 공간을 활용해도 좋지만 산책로나 휴게 공간도 훌륭한 독서 공간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삼성디지털시티는 지난 7월18일 임직원의 여가 선용과 교양 축적을 목적으로 운영해오던 사내 도서실을 북카페로 새롭게 단장, 개관했다. 북카페는 차세대 인식 기술인 RFID를 도서 관리 시스템에 도입해 임직원이 자유롭게 도서를 열람·대여·반납할 수 있도록 개방형 공간으로 꾸몄다. 카페 내에 ‘도서 기증함’을 비치해 임직원이 각자 읽은 책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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