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의 온라인 무료강좌를 들으며 우수한 성적을 낸 한 인도 학생이 정식으로 MIT에 입학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며 홀로 컴퓨터 프로그램을 배운 아홉살짜리 호주 소녀가 애플의 세계개발자회의(WWDC)에 초대받기도 했죠. e러닝은 교육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해 놀라운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e러닝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인 커티스 봉크(사진) 미국 인디애나대 교육공학과 교수는 22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e러닝이 전 세계 교육시스템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며 “앞으로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e러닝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봉크 교수는 e러닝과 관련한 다수의 논문과 책을 출판한 전문가로 온라인 무료강좌인 무크(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의 대가로 꼽힌다. 지난 21일부터 3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2016 이러닝 코리아’에서 기조연설을 맡기 위해 방한했다.
봉크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학습자 참여 유도, 손쉬운 접근성, 맞춤형 학습 등 3대 요소가 메가트렌드가 될 것”이라며 “기술적인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과 휴대용 단말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특히 맞춤형 학습의 경우 빅데이터를 활용한 능력별 교육과정 개발 등 기술혁신 못지않게 학습자의 감정이나 가족사까지도 고려해 접근하는 감성교육이 반드시 병행돼야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e러닝 수준과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은 어떨까. 봉크 교수는 “한국은 일본 등에 비해 전체적인 기술력에서는 뒤져 있지만 교육과 관련한 기술은 오히려 앞서 있다”며 “특히 디지털교과서나 한국형 무크사업(K-MOOC) 등 정부가 e러닝 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려는 전략이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21세기에 가장 중요한 교육목표인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사고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부족하다”며 “재료가 아무리 좋아도 요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없다”고 지적했다.
봉크 교수는 한국 기업들도 더욱 적극적으로 e러닝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가 30조원이 넘는 가격에 링크드인을 인수한 것은 직장인들끼리 서로 배우고 가르쳐줄 수 있는 환경의 중요성과 사업성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라며 “삼성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도 생산성 향상을 위해 e러닝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형기자 kmh20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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