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IT기기의 역사와 만난다. 우리나라 전자상가의 역사적 상징인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에서 초창기의 텔레비전, 데스크톱 컴퓨터, 노트북부터 무선와이파이, 클라우드에 이르는 IT의 역사를 꽃이 잇는 특별한 전시가 이달 30일까지 진행된다.
꽃을 이용한 디자인컨설팅업체 ‘수다 F.A.T. (Flower, Art & Technology)’을 운영하는 손은정 작가는 지난 21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열흘 간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에서 ‘꽃, 시간의 강을 건너, 시간과 만나다’라는 기획 전시를 진행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손 작가는 연세대에서 기계전자공학을 전공한 뒤 10년간을 시스코 등 외국계 IT기업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다. 이후 엔지니어 겸 플로리스트로 전자와 꽃을 융합하는 독특한 작품을 만들어 왔다.
손 작가는 “1970년대 우리나라 가전제품의 중심지였던 세운상가와 그 역사를 지킨 사람들에게 주목했다”며 “시간이 흘러 우리가 쓰는 IT제품은 달라졌지만 이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무언가를 꽃으로 표현했다”고 밝혔다. 그는 “꽃도 시간이 지나면 시들어 사라지지만 추억이 된다는 점에서 IT제품들의 역사를 잇는 매개로 등장시켰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는 서울시의 세운상가 활성화 사업 ‘다시·세운 프로젝트’의 일환인 세운리빙랩 시범사업의 하나로 진행됐다. 이 사업은 세운상가의 여러 공간을 외부 전문가들에게 제공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펼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정혜진기자 madei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