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 7 리콜이라는 삼성그룹 최대의 위기를 맞아 등기이사로서 직접 사태를 수습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삼성측은 확대해석을 경계하지만, 등기이사 선임을 계기로 와병중인 아버지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연말 연사에서 전격적으로 회장직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은 오는 10월 2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돼 등기이사로서의 직무를 수행한다고 12일 밝혔다. ★관련기사 5·12면
이사회는 사업환경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이 부회장이 이사회 일원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맡을 시기가 되었다고 판단해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추천을 추진해왔다.
이사회는 “이재용 부회장이 최고운영책임자(COO)로서 수년 간 경영전반에 대한 폭넓은 경험을 쌓았으며 이건희 회장 와병 2년동안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실적반등, 사업재편 등을 원만히 이끌며 경영자로서의 역량과 자질을 충분히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이사회는 이런 공감대를 바탕으로 “변화무쌍한 IT 사업환경 아래 미래 성장을 위한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 핵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재편, 기업문화 혁신 등이 지속 추진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이사 선임과 공식적인 경영 참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사에 선임되면 삼성전자 이사회의 구성원으로 책임과 의무를 다하여 삼성전자의 글로벌 위상을 더욱 강화하고 기업가치를 제고하게 된다.
임시주주총회에서 이 부회장의 이사 선임에 맞춰 경영지원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이상훈 사장(CFO)이 이사직을 사임할 예정이며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5명의 현 체제를 유지하게 된다.
이재용 부회장이 등기이사에 오를 경우 노트7 리콜 사태를 전면에서 수습함과 동시에, 각종 인수합병(M&A) 작업 등에도 탄력을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에서 프린팅솔루션 사업을 관련 분야 세계 1위인 미국 HPI에, 사업부문 일체를 포괄양도하는 방식으로 매각하기로 전격 결의했다.
11월1일자로 삼성전자 프린팅 사업부를 분할, 자회사를 신설하는 절차를 거쳐 1년 내 이 회사 지분 100%와 관련 해외자산을 HPI에 매각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프린팅 사업을 HPI에 매각한 후에도 국내에서 당사 브랜드로 프린터 판매를 대행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매각 결정으로 삼성전자는 선제적 사업조정을 통해 핵심사업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HPI는 세계 1위 프린터 업체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프린팅 솔루션 사업 부문은 지난해 매출 2조원으로 국내 수원사업장과 중국 생산거점, 해외 50여개 판매거점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외 종업원 수는 약 6,000명이다. /서정명·강도원기자 vicsj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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