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올 추석선물로 저렴한 가격대의 건강식품이 명절 최고 인기 상품인 한우를 처음으로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롯데백화점이 추석 선물 본판매를 시작한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5일까지 주요 품목별 추석 선물세트 신장률을 집계한 결과 전체 매출이 13.8% 증가한 가운데 건강식품이 36.5%로 가장 높았다. 가공식품·생활필수품이 20.1%로 건강식품의 뒤를 이었고, 5만원 상품 구성이 불가한 한우(9.8%)와 굴비(7.5%)는 평균을 밑돌았다.
롯데백화점에서 최근 5년간 명절 선물세트 판매 1위는 ‘한우’가 독보적이었다. 2012년 설부터 올 설까지 10번의 명절에서 모두 주요 상품군 중 1위 자리를 고수했다. 건강식품은 2위였다. 하지만 올 설 25.6%에 머물던 건강식품 매출 비중은 이번 추석에서 30.5%까지 수직 상승한 반면 25.7%였던 한우는 23.9%로 비중이 축소됐다. 특히 ‘천제명 진홍삼 순액’(3만9,000원)과 3만원대 비타민이 가장 많이 팔리며 건강식품 인기를 견인했다. ‘정관장 에브리타임 10㎖ 30포’(9만6,000원)와 ‘GNC 남녀종합 비타민 세트’(13만4,000원)도 수요가 많았다.
이같은 현상은 다른 백화점도 마찬가지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6일까지 추석 선물 본판매 실적을 분석해보니 지난해 추석 때에 비해 전체 실적은 5.9% 신장한 가운데 건강·차 부문만 58.9%로 압도적 성장세를 보였다. 주류(14.2%), 조미료(18.0%) 등이 뒤를 이었고 한우 등 축산부문 신장률은 고작 5.5%에 그쳤다. 굴비 등이 주력인 수산부문도 3.4%로 저조했다.
예년과 달리 중저가대의 건강식품에 비해 고가의 한우·굴비 등이 맥을 못 추는 것은 오는 28일 시행 예정된 김영란법을 앞두고 벌서부터 5만원 이상 선물에 대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건강식품 외에도 대부분 5만원 이하인 가공식품·생필품까지 매출이 급신장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평가다.
남기대 롯데백화점 식품부문장은 “이번 추석에는 실속형 상품과 기존 인기 상품의 판매가 모두 호조를 보이는 양극화가 특징”이라며 “특히 2위에 머물던 건강상품군의 강세가 올해부터 계속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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