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령자나 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자도 과거보다 완화된 심사 기준만 충족하면 가입이 가능한 이른바 ‘간편심사보험’을 취급하는 보험사는 지난 6월 말 현재 생보사 17곳, 손보사 11곳 등 모두 28곳이다. 지난해 금융 당국이 금융관행 개혁의 하나로 금융서비스 사각지대 해소 차원에서 고령자 및 유병자 대상 보험 상품 개발을 업계에 독려한 결과다. 금융 당국의 예상대로 간편심사보험은 기대 이상의 인기를 끌고 있다. 그간 보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보험 가입 수요가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면서 예상치 못한 결과에 보험사들이 오히려 당황하기도 했다. 삼성생명이 4월 출시한 간편가입보장보험이 대표적으로 출시 당시 한 달 목표 계약치가 출시 당일 채워지면서 삼성생명은 잠시 판매를 중단했다가 재개하기도 했다. 다른 보험사들에 비해 다소 빨리 간편심사보험을 내놓았던 현대해상은 지난해 8월 출시 후 1년도 안 돼 신계약 100억원을 달성했고 다른 보험사에서도 간편심사보험은 대부분 ‘효자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고령자와 유병자들이 잇따라 보험을 통해 노후 건강 대비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아예 심사가 필요없는 보험 상품까지 등장했다. 이달 들어 농협손보가 출시한 바로OK보장보험은 별도의 심사나 건강검진 없이 75세까지 누구나 가입할 수 있으며 추모비용과 장례 서비스 등을 부가적으로 탑재했다. 사망보험금을 장례비로 쓸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장례 준비 보험인 셈이다.
보험사들은 고령 계약자들에 유효한 특약이나 보이스피싱, 건강검진, 간호사 방문 등 부가 서비스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이면 우리나라도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4%를 넘어서면서 고령 사회로 진입한다”며 “일본 보험 상품 트렌드를 참고해 고령·독거 사회에 대해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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