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는’ 소개팅을 하는 대가로 사례금을 받는다면 얼마를 받아야 이 소개팅이 ‘재밌다’고 느껴질까.
일반적으로는 사례금을 많이 받을수록 소개팅에 대한 만족도가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답은 그 반대다. 오히려 더 적은 액수를 받을수록 상대방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한다.
심리학 콘텐츠 전문채널인 ‘마인드 스파이(https://www.youtube.com/watch?v=rQWHR5QNia8&index=1&list=PLm8659Z2ig-bbIhFY9Qw9mDXWcqRg0nTc)’는 여성 실험 참가자들을 극도로 재미없는 남성과 소개팅하게 하고 이들이 ‘재밌었다’고 인터뷰하는 대가로 각각 5,000원에서 5만원을 지급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이들에게 소개팅남에 대한 ‘진짜’ 인상을 물어본 결과 5,000원을 받은 참가자들은 “솔직히 말하면 생각보다 괜찮았다. 그래도 재밌었다”고 평가한 반면 5만원을 받은 참가자들은 “정말로 재미없었다”고 답했다. 적은 액수를 수령한 여성들이 오히려 소개팅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던 것이다.
이는 우리 심리에 작용하는 ‘인지부조화’ 때문이다. 사람은 개인이 믿는 것과 실제로 보는 것 간의 차이를 불편해하며 여기서 오는 인지 간 불일치를 무의식적으로 제거하려 한다. 자신의 평소 신념과 일치하지 않는 행동을 하고 나면 그에 합당한 이유를 찾게 되는 것이다.
이번 실험에서의 경우 5만원을 받은 참가자들은 ‘실험을 조작하면 안 된다’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 등의 불편감을 금전적 대가로 해소했다. 하지만 5,000원을 받은 참가자는 ‘이 정도 돈에 거짓말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무의식중에서 받아들이기 힘들어하고 자연스레 자신의 태도를 바꿔 소개팅이 즐거웠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마인드 스파이는 “인간은 이미 엎질러진 행동을 바꿀 수 없을 때 태도를 살짝 바꾸게 된다”며 “이번 실험은 결국 무의식적인 선택과 자기합리화가 일상 어디서든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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