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인텔개발자포럼(IDF) 2016’에서 LG전자가 인텔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통해 스마트폰용 프로세서를 만든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자체 디자인한 칩셋을 인텔의 10나노 공정을 활용해 생산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 2014년 자체제작한 모바일AP ‘뉴클런’을 스마트폰 ‘G3 스크린’에 적용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에는 퀄컴 등 글로벌 업체들로부터 공급 받아왔다.
LG전자가 인텔과 손잡은 이유는 스마트폰 경쟁력 강화가 가장 큰 이유다. 지난해 퀄컴 냅드래곤 810이 발열 논란을 겪으면서 판매 부진을 겪은 바 있다. 이후 ‘G4’, ‘V10’ 등에는 한 단계 아래급인 스냅드래곤 808을 사용하는 고육지책을 냈지만 역시 어려움을 겪었다. 인텔을 통해 자체 반도체를 위탁 생산해 가격 경쟁력을 갖겠다는 의지도 반영됐다.
인텔은 LG전자의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게 되면서 최근 부각되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하게 됐다. 인텔의 경우 대부분 자체 생산 물량에 치중, 일반적인 파운드리 업체와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주력이었던 PC 시장이 침체하고 있고 모바일 비중이 점점 커지면서 전략 수정에 나선 모습이다. 특히 ‘숙적’인 반도체 설계 회사 ARM과 사용 계약을 맺고 ARM의 반도체 설계 디자인 ‘아티잔(Artisan)’을 사용하기로 한 것 역시 파운드리 진출의 배경이 됐다.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하면서 대만 TSMC, 글로벌파운드리, UMC, 삼성전자 등 경쟁업체의 전략도 주목된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2015년 TSMC는 약 264억달러의 매출로 50%가 넘는 점유율과 함께 1위를 기록했다. 애플과 퀄컴 등 글로벌 주요 SoC 기업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인텔과 LG전자가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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