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11일 한국거래소의 달러선물 거래대금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선물 만기 효과와 높은 환율 변동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과 이주열 한은총재의 기자회견을 계기로 원·달러 환율이 10원 가까이 급격하게 변동했다.
한국거래소는 11일 미국달러 선물의 거래대금이 12조3,000억원, 거래량이 111만9,045계약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15일 거래대금 12조2,000억원과 거래량 107만9,442계약을 한 달 만에 재경신한 것이다. 달러선물의 일평균 거래 규모가 지난해 21만1,908계약인 것을 감안하면 이날 기록은 평소의 5배가량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날의 증가는 만기일 전 결제 월물 이월거래(roll-over)가 증가한데다 최근 가파른 원화 강세 속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 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투자자들은 원화 약세에 베팅했다. 달러선물 9월물은 이날 1,099원70전으로 전일 1,094원70전보다 5원 올랐다. 거래소 관계자는 “대규모 거래가 발생하면서 동시에 미국달러 선물 가격이 오른 것은 앞으로 원화가치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는 시장참여자가 많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 1,100원대를 변곡점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1원10전 오른 1,096원50전에 개장했으나 금융위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는 소식에 장중 한때 1,093원20전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후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기자간담회에서 “원·달러 환율의 쏠림현상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환율은 오름세로 돌아서 1,103원10전까지 올랐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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