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누진제로 한국전력의 여름철 주택용 전기판매수입이 봄이나 가을에 비해 50%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주택용 판매수입은 8,857억원으로 그해 가장 적었던 5,563억원(10월)보다 59.2% 많았다. 무더위에 에어컨 등 냉방기 사용이 늘어난데다 전기요금에 누진제가 적용돼 요금이 크게 뛴 탓이다. 누진제로 인해 사용량과 청구금액의 증가율은 두 배 이상의 격차를 나타냈다. 지난해 8월의 주택용 전기사용량은 6,385GWh로 7월(5,217GWh)에 비해 22%가량 늘었다. 하지만 8월의 청구금액은 7월(6,143억원)보다 44%나 급증했다. 사용량에 비해 청구액 증가율이 두 배나 큰 셈이다.
올해 주택용 전기판매 수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8월 수입이 1조원을 돌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해 상반기(1∼6월)에 가정에 청구된 전기요금은 모두 4조1,076억원으로 전년(4조608억원)보다 1.2% 많았다. 지난해에는 한시적(7∼9월)으로 주택용 전기요금의 누진제를 완화해 1,300억원의 요금절감 효과가 있었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없는 상태다.
한전은 올해 사상 최대의 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전은 올 1~6월에 자회사 영업이익을 포함한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28조9,608억원, 영업이익 6조3,09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0.6% 늘었고 영업이익은 45.8%나 증가했다. 이는 국제유가 하락 등을 도매가격이 내려갔는데도 소매가격에 거의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전의 전력구매단가는 2014년 kwh당 93원70전에서 지난해 85원90전으로 떨어졌다. 반면 전기요금이 지속적으로 인상되면서 판매단가와 구매단가의 차이는 2012년 kwh당 5원30전에서 지난해 25원60전으로 5배가량 확대됐다. 한전의 이익이 늘자 누진제 개편 등의 목소리가 높지만 정부는 서민층의 전기료 부담 가중, 부유층 전기료 감세 논란 등의 누진제 유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철균기자 fusionc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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