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는 내년도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영화감독 겸 배우 춘사 나운규 선생, 프랭크 윌리엄 스코필드(한국명 석호필) 박사, 이신애 선생을 포함해 13명을 선정했다고 6일 밝혔다.
일제 강점기 민족의 애환을 영상으로 담은 영화감독 겸 배우인 춘사 나운규 선생은 만주 독립군 출신이다. 1920년 대한국민회 소속으로 일제 나남(羅南) 사단본부와 회령 수비대 간의 교통을 차단하고자 회청선(會淸線) 7호 터널 폭파 등을 추진했다.
영화 ‘아리랑’이 개봉된 시점을 기념해 내년 ‘10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 1992년부터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된 인물 301명 중 영화인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코필드 박사는 1916년 세브란스 의학전문학교 교수로 처음 방한해 제암리 학살만행 현장 등 3·1운동 당시 일제의 잔혹상을 전 세계에 알렸다. 1969년 우리나라에 영구 정착했으며 유해는 국립현충원에 안장됐다.
여성으로 유일하게 선정된 이신애 선생은 1919년 서울 남대문역에서 신임 조선총독 사이토 마코토를 향해 폭탄을 던진 강우규 의사를 적극 지원했다. 같은 해 10월 대동단에 입단해 이 단체가 주도한 독립선언서에 여성대표로 서명했다. 1920년 3·1운동 1주년을 맞아 유관순 열사 등과 서대문형무소에서 옥중 만세운동을 전개하다 일제의 잔혹한 고문에 시달렸다.
영국에서 구국 외교를 펼치다 자결한 이한응 주영공사, 이동휘 선생의 차녀와 부부(夫婦) 독립운동가로 활약한 대한민국임시정부 법무총장 오영선 선생, ‘염재야록’을 통해 의병장과 애국지사들의 행적을 기록한 조희제 선생도 포함됐다.
미주 대한인국민회 집행위원장을 역임한 한시대 선생, 국민가요 ‘눈물 젖은 두만강’의 노래 주인공으로 알려진 만주 독립군 문창학 선생, 을미의병에 참가해 충주성 점령에 앞장선 안승우 선생도 독립운동가로 선정됐다. 홍주성 전투에서 산화한 부자(父子) 의병 채광묵·채규대 선생, 나비 장군으로 불린 청산리대첩의 숨은 영웅 나중소 장군, 밀양경찰서에 폭탄을 던진 최수봉 선생도 독립운동가로 선정돼 공훈을 기리게 된다. 보훈처는 “독립운동가의 희생정신을 널리 알리도록 매월 스토리텔링 영상물과 포스터를 제작해 전국 학교, 도서관, 철도·지하철 역사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마거릿 히긴스 미국 종군기자와 오금손 육군 대위, 이장원 해병 중위등 13명은 ‘이달의 6·25전쟁영웅’으로 선정됐다. 전장을 누비며 6·25전쟁의 참상을 전 세계에 타전한 히긴스 종군기자는 ‘귀신 잡는 해병’이런 기사로 우리 해병의 용맹성을 알렸다. 그녀는 6·25전쟁 참상 보도로 여기자 최초로 퓰리처상을 받았으며 미국 정부는 그의 공적을 인정해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했다.
‘백골할머니’라 불리며 광복군을 거쳐 6·25전쟁에 간호장교로 참전한 오금손 대위는 전쟁이 발발하자 백골부대에 자원 입대했다. 포항 형산강지구 전투에서 간호장교인 데도 북한군을 당당히 물리쳐 2계급 특진해 대위로 진급했다. 이장원 해병 중위는 해상 봉쇄선상의 전략적 요충지인 황토도를 사수하다 전사했다. 증조부, 조부, 아버지에 이은 4대가 모두 훈장을 추서 받아 현재 국립현충원에 안장돼 있다. 보훈처는 “6·25전쟁영웅의 사진과 공적을 담은 2016년도 달력과 포스터를 제작해 배포하고 유가족 초청행사 등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권홍우기자 hong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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