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필자는 인터넷에서 수영장 바닥에 두 개의 둥근 그림자가 생기는 동영상을 접했다. 물론 수면에는 그림자를 생기게 할 어떤 물체도 없었다. 더욱 괴이한 것은 그림자가 없어지기는커녕 서로 박자를 맞춰가며 수영장 안을 움직였다. 유체역학 교수님께 물어본 결과, 그 정체는 ‘반원형 소용돌이(half-ring vortex)’였다.
직접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에 친구의 집 수영장으로 달려갔다. 수면 위에 접시를 휘젓자 보조개 같은 소용돌이가 두 개 생기더니 조금씩 멀어져 갔다. 두 소용돌이 속에 식용색소를 넣으니 색소가 두 소용돌이를 연결하는 반원형 소용돌이를 만들어냈다.
소용돌이는 회전하는 액체 또는 기체의 기둥을 말한다. 수영장 실험에서의 보조개는 분명 소용돌이였다. 파도와 달리 소용돌이는 물질을 이동시키기 때문이다. 이런 소용돌이는 빠른 유체가 느린 유체를 지나가면서 생기는 전단력(剪斷力)에 의해 발생한다. 물 위로 접시를 밀면 그 주변의 물은 움직이지만 멀리 떨어져 있는 물은 가만히 있으면서 속도 차이로 인해 접시 주변의 물을 휘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 소용돌이 메이킹
수영장에 접시를 반쯤 담근다. 접시를 앞으로 약간 밀고는 그 각도 그대로 조심스럽게 수면에서 빼낸다.
수면에 두 개의 소용돌이가 생길 것이다. 수영장 바닥에서 그 그림자인 검은 점도 확인할 수 있다.
두 소용돌이에 약간의 식용 색소를 떨어뜨리면 색소가 수면 아래에서 반원을 그리며 만나는 신기한 광경을 목도할 수 있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by DIANNA COWERN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