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루어진 뉴질랜드 연구에 따르면 뇌에 이식하는 임플란트를 통해 기존의 약물치료보다 더욱 효과적으로 술·담배를 끊어낼 수 있다.
뉴질랜드 오타고대학 연구진이 사용한 이 임플란트는 크기가 매우 작으며, 술이나 담배 혹은 식욕을 제어하는 뇌의 특정 부위를 자극하는 역할을 한다. 이 임플란트는 미국의 한 메디컬의료기기 전문업체에 의해 제작됐으며, 이를 이식하는 전문의들의 판단에 따라 특정 뇌 부위를 다양한 강도로 자극할 수 있게끔 설계됐다.
연구진은 1차 실험에서 알코올중독 환자 6명의 뇌에 임플란트를 이식하는 수술을 실시한 뒤 경과를 지켜봤다. 그 결과 6명 전원이 효과적으로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났으며, 이중 2명은 술과 더불어 담배를 끊어내는 데에도 성공했다. 또한 ‘뇌 임플란트’는 잦은 손 씻기나 숫자 세기, 지나치게 확인하기 등 ‘강박장애’를 치료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박장애’는 반복적이고 원치 않는 강박적 사고와 강박적 행동을 특징으로 하는 정신질환을 뜻한다. 뇌에서 강박장애 및 알코올·흡연중독 등을 제어하는 부위가 모두 같기 때문이다.
과거 독일에서도 알코올중독 치료를 위한 뇌 임플란트 시술이 시도되었지만, 당시는 임플란트의 자극 부위가 ‘보상’을 담당하는 영역에 한정돼 있었다. 또 당시 시술을 받은 환자군 전체가 이후 알코올 중독 재발 증상을 보이는 등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내진 못했다.
연구를 주도한 오타고대학의 디르크 드 리더 교수는 “이번 뇌 임플란트 실험이 뇌의 ‘열망’을 제어하는 부위를 타깃으로 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치료방법과 차이가 있으며, 이러한 치료가 금연·금주의 성공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강박장애를 치료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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