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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포·포스코 손잡고 5만톤급 LNG 벌크선 만든다

포스코 개발 소재 '고망간강' 적용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과 같은 친환경·고효율 선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가운데, 국내 조선·해운·철강업체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고망간강을 연료탱크 소재로 활용한 LNG추진 벌크선 건조에 나섰다. 조선사와 해운사가 건조 계약을 맺고, 철강업체가 LNG연료탱크 제작에 필요한 프리미엄 철강 소재를 공급하는 구조다. 구조조정 대상 업종으로 지목된 조선·해운·철강업계의 모범적인 ‘윈 윈(win-win)’ 사례로 평가된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그룹의 현대미포조선은 지난달 국내 중견 선사인 일신해운과 5만톤(DWT)급 벌크선 1척 건조 계약을 맺었다. 포스코는 이 선박의 LNG연료탱크 소재로 쓰이는 극저온용 고망간강을 공급한다. 포스코가 발주처인 일신해운에 고망간강을 활용하는 기술 제안을 했고, 이 제안이 받아들여지면서 발주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고망간강은 포스코가 독자 개발한 철강재로, 강성과 인성, 경제성이 기존 소재 대비 우수하다.

발주처인 일신해운과 건조를 맡은 현대미포조선은 전 세계적으로 고망간강을 LNG연료탱크 소재로 사용한 사례가 없는 만큼 한국선급(KR)과 영국 로이드 선급으로부터 이중 인증을 받을 계획이다. 인증을 통해 국제해사기구(IMO) 규정 변경 등을 요청할 계획이다. 현행 IMO 규정상 LNG연료탱크 소재로는 니켈합금강이나 스테인리스강, 9%니켈강, 알루미늄합금만 사용할 수 있다.

이번 5만톤급 LNG추진 벌크선 건조는 위기에 처한 구조조정 대상 업종이 힘을 모아 세계 시장을 선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대미포조선 관계자는 “일본과 중국 조선업계가 자국 해운업계와의 연대를 통해 글로벌 장기 침체에도 경쟁력을 유지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5만톤급 LNG추진 벌크선은 우선 포스코가 쇳물 원료로 쓰는 석회석의 국내 운송(강원도~광양제철소)에 활용되고, 차후 국제 인증 절차를 거쳐 국제항 입항도 시도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현대미포조선 외에 대우조선해양 등 여타 조선사와도 협력해 고망간강 해외 수출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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