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빅3 조선사의 올해 상반기 수주량은 17척 18억6,000달러였으며 중소 조선사 물량을 포함해도 전체 수주량은 총 27척 22억달러에 그쳤다.
현대중공업은 탱커 4척,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2척, 액화석유가스(LPG)운반선 1척 등 총 7척 약 10억달러의 수주액을 기록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1억2,000만달러에 탱커 2척을, 현대미포조선은 석유화학제품운반선 등 4척을 1억5,000만달러에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은 LNG운반선 2척,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2척 등 총 6척(7억1,000만달러) 수주에 그쳤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상반기 수주 실적이 전무했다.
이 같은 실적은 연초 예상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 환경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올 상반기 신규 수주 시장이 어느 정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은 했다”면서도 “그러나 현 상황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수주 절벽’”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현대중공업은 삼호중공업을 포함해 연간 157억달러의 수주를 목표로 제시했으며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각각 108억달러와 125억달러의 수주목표치를 내놓은 바 있다.
조선사들은 연말까지 그나마 수주 가뭄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변수로 영업 여건이 하반기에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상반기 한 건의 수주도 하지 못한 삼성중공업은 올 하반기 이탈리아 에너지기업 에니사가 발주하는 해양플랜트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에니사는 25억달러에 달하는 모잠비크 코랄 가스전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FLNG)의 발주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은 또 인도 국영가스공사의 대규모 LNG선 입찰에 현지 조선소와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의 낙찰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란에서 수주 영업활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이란 국영선사 IRSL과 석유화학제품운반선 10척과 벌크선 6척 건조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IRSL은 이외에도 현대중공업에 1만4,500TEU급 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란 국영 석유업체(NIOC)의 자회사와 원유 시추용 해양플랜트 잭업리그 5기 수주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브렉시트로 인한 선박금융시장 경색은 선주사들이 발주시기를 늦추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IHS는 “선박금융을 주로 제공하는 유럽 은행들이 브렉시트의 타격을 크게 받았다”며 “이로 인해 선주사들이 발주에 더욱 소극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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