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은 “오일쇼크나 리먼사태 때보다 훨씬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며 “고비용 구조를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1일 최 회장 및 권오갑 사장과 7개 부문 사업 대표들이 울산 본사 사내 체육관에서 회사 경영 상황을 직접 설명하는 ‘비상경영설명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비상경영설명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회장은 현재 경영상황을 “오일쇼크나 리먼사태 때보다 훨씬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예측이 불가능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고비용 구조를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영진은 고비용구조로 인해 해외는커녕 계열사와의 비교에서도 뒤처진다고 지적했다. 회사측은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본부의 원가가 삼호중공업보다 선종별로 5~8% 높아 수주를 하기 어렵다”며 “삼호중공업 수준으로 원가를 개선했다면 작년에 5,120억 원을 절감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경영진은 분사, 희망퇴직, 근무시간 단축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일례로 지난해 독립경영체제로 전환한 그린에너지사업부와 로봇사업부는 적자에서 벗어나 올해 흑자를 기록했다. 경영진은 “현재의 획일적 임금체계로는 고비용 구조를 바꿀 수 없다”며 “직무분사를 통해서 외부화해야만 경쟁력을 갉아 먹는 원가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사내유보금을 헐어 월급 등을 지급하라는 노조측 주장에 대해서는 “회계상 사내 유보금 12조 4,449억원 중 현금은 1조 3,323억 원밖에 되지 않는다”며 “매월 2조 원이 넘는 운영자금 소요를 고려하면 보유현금은 필요한 최소한의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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