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에 살고 있는 24세의 의대생 파이 옹은 병원에서 일하던 중 수전증 때문에 고통 받고 있는 103세의 환자를 담당한 적이 있다. 환자의 손은 너무 심하게 떨려서 수프 한 접시를 먹는 데만 무려 1시간 30분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먹은 것보다 흘린 것이 더 많을 정도였다.
“식사 후 30여분 동안 흘린 것을 치워야 했어요. 수전증이 큰 병이라 생각하지 않았기에 정말 안타까웠죠.”
병원 측에서는 환자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옹은 그것을 인정할 수 없었다. 그리고 2년간의 노력 끝에 동료 학생들과 함께 수전증 환자들의 손 떨림을 완화시켜줄 수 있는 ‘자이로글러브(GyroGlove)’의 개발에 성공했다. 이 장갑의 손 떨림 완화 기능은 자이로스코프에 의해 제공된다. 원반 모양의 자이로스코프는 항상 위쪽으로 향하도록 설계돼 있다. 때문에 손이 떨릴 경우 자이로스코프가 경사지게 되면서 자신을 쓰러뜨리려는 힘에 저항한다.
“착용자는 설탕 시럽 속에서 손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중증 수전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초기 테스트 결과, 손 떨림을 80% 이상 완화시켜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는 자이로글러브가 수술 집도의를 비롯해 사진작가, 운동선수 등 손의 떨림을 최소화해야 하는 직업의 사람들에게도 유용하다고 강조한다.
물론 최우선 목표는 전 세계 2억명의 수전증 환자들과 1,000만명에 달하는 파킨슨병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있다.
“환자들의 삶의 질과 일상생활의 자립성을 높일 수 있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습니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by GRENNAN MILLIK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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