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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후폭풍](종합) “외환 방어벽 쌓자” 美·日과 통화스와프 재추진 목소리

금융권·재계 등 “스와프 재개 필수” 주장 확산

정부선 “시장에 잘못된 신호 우려” 일단 신중

말레이시아·UAE와는 101억弗 만기연장 방침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로 인한 금융시장 혼란을 차단하기 위해 미국·일본 등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단 정부는 성급하게 추진하면 우리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잘못된 신호를 시장에 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신 오는 10월 만기가 도래하는 말레이시아·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총 101억달러(약 11조 9,000억원) 규모의 통화스와프부터 연장할 방침이다.

27일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증권사 대표 간담회에서 “환율 안정이 증시에도 긍정적이므로 미국 등과 통화스와프를 확대하는 방안을 정부에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학계에서도 브렉시트의 악영향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미국·일본과의 스와프 재개가 필수라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긴급 경제상황점검회의에서 “국제공조는 많이 하겠지만 통화스와프는 조금 더 신중하게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외환당국 관계자도 “브렉시트의 영향을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며 “특별히 스와프를 적극 추진하지는 않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부가 신중한 모습을 보이지만 정황상 분위기는 무르익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일본과의 통화스와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동안 일본은 “한국이 요청하면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었고 우리는 “외환보유액·경상흑자가 충분한 상황에서 굳이 숙이고 들어갈 필요는 없다”며 자존심 싸움을 벌여왔다. 이에 지난해 2월 마지막 남은 100억달러의 스와프가 만기 종료되면서 양국 간 계약은 소멸됐다.



하지만 브렉시트로 금융시장이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서로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엔화가치가 급등하는 일본은 한국과의 스와프 체결로 국제공조를 공고히 한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 한국도 달러를 찍어내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일본과의 계약은 시장 안정에 큰 도움이 된다.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도 가능성은 높지는 않지만 꾸준히 거론된다. 브렉시트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계속 흔들리면 미국이 글로벌 시장 안정 차원에서 여러 나라들과 연쇄 통화스와프를 맺을 수 있다. 실제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한국을 비롯해 싱가포르·멕시코·브라질 등과 스와프를 맺었다. 한미 스와프는 2008년 10월 300억달러 규모로 체결돼 2010년 2월까지 지속된 후 만기 소멸됐다.

한편 외환당국은 말레이시아·UAE와의 통화스와프 만기는 연장할 방침이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현재 논의 중에 있으며 조만간 연장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말레이시아와 47억달러(약 5조6,000억원), UAE와 54억달러(6조4,000억원) 규모의 스와프를 맺고 있다. 모두 2013년 10월, 3년 만기로 체결됐으며 각각 원화·링깃화, 원화·디르함화 기반이다.

미국 달러가 아닌 지역통화 간 교환이고 선진국과의 계약도 아니어서 금융시장 안정 효과는 미국·일본과의 스와프만큼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금융시장이 출렁이는 가운데 국제공조 체계를 공고히 한다는 면에서는 일정 부분 긍정적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종=이태규기자·박준호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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