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와 금융가에서 ‘잭’으로 불리는 루 장관은 ‘예산통’으로 정평 나 있다. 재무부 장관에 오르기 전에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두 차례나 백악관 예산관리국장(OMB)을 역임했다. 루 장관은 취임 후 하원과의 합의를 통해 연방정부가 부채 한도 초과로 예산이 자동삭감(sequester)돼 국가 채무불이행(디폴트)로 이어지는 사태를 막았으며, 금융위기 때엔 재무부가 사들인 제너럴모터스(GM)의 지분을 전량 매각하며 구제금융 졸업을 선언했다. 최근에는 미국 기업들의 조세회피를 근절하기 위한 새로운 규제책도 내놓았다.
루 장관은 임명 당시 국제 경제와 금융에 경험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이런 지적이 무색할 정도로 왕성한 대외활동을 하고 있다. 취임한 지 두 달도 안 돼 오바마 대통령 특사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위안화 평가절상 문제를 논의했고, 경쟁적으로 통화를 완화하는 국가를 환율조작국을 규제하는 ‘환율보고서’를 내놓은 것도 그의 작품이라는 평가다. 이달 초 열린 ‘밀컨글로벌콘퍼런스’에서는 “환율에 개입하지 말라”며 일본정부의 ‘아베노믹스’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지난 4월 유일호 부총리를 만난 자리에서도 “한국 환율정책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직언했다. /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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