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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형펀드서 빠진 자금, ETF·채권·해외로 몰린다

9월 펀드서 6,300억 유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이 완화된 금융상품으로 몰리고 있다. 글로벌 금융 시장 변화에 따른 국내 증시 전망이 엇갈리고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한 상품으로 분류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해외·채권형 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9일까지 기관과 외국인은 코스피 200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을 대거 집어넣고 있고 개인은 인버스 ETF를 꾸준히 매수하고 있다. 최근 코스피200지수 ETF의 선물가격이 현물보다 고평가돼 앞으로 현물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ETF에 베팅하고 있는 것이다. 이달 들어 28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6,300억원 이상이 빠져나간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실제 기관은 이달 들어 'KODEX 레버리지 ETF'를 6,647억원어치 순매수했고 'TIGER 200 ETF'도 291억원어치 사들였다. 또 외국인은 'KODEX 200 ETF'를 1,32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 인버스 ETF를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KODEX 인버스 ETF(1,704억원)'와 'TIGER 인버스 ETF(40억원)' 'KINDEX 인버스 ETF(12억원)' 등을 주로 매수했다.

김남기 삼성자산운용 ETF운용팀장은 "선물이 현물보다 고평가돼 있어 현물을 직접 사는 것과 같은 ETF에 우선 투자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ETF는 증권거래세가 없고 일반 펀드보다 매매가 쉬워 최근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투자도 다시 늘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해외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은 2,798억원 증가했다. 특히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던 중국 투자 펀드의 설정액이 2,300억여원 늘었으며 유럽(342억원), 일본(176억원), 북미(157억원) 등 한동안 자금이 빠져나갔던 국가의 펀드에 자금이 재유입되는 모습이다. 아울러 중국 등 해외 지수형 ETF에도 1,150억원이 몰리는 등 해외 간접 상품에만 3,500억여원 가까이 자금이 유입됐다.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진데다 일본과 유럽의 양적완화 가능성 확대,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 등이 단기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희석시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장기 국고채가 강세를 보이면서 채권형 펀드와 채권혼합형 펀드에도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 국내 채권혼합형 펀드에는 최근 한 달간 2,818억원이 순유입됐고 채권형 펀드에도 1,916억원이 몰렸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국내 증시에 대한 예상이 엇갈리는 가운데 주식형 펀드와 단기 상품에서 자금이 풀려나와 해외나 채권형 상품 등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이 다가오는 만큼 현금을 보유하려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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