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돈이 있어야 연애를 하지”라는 말들을 하곤 한다. 현재의 2030 젊은이들도 살인적인 물가, 등록금, 취업난, 집값 등 경제적·사회적 압박으로 인해 ‘3포 세대(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고 살아가는 세대)’로 불린다.
한편 연애는 정서적 교감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부(富)의 소유는 연애를 하는 데에 중요하게 작용할까?
국제 학술지 ‘심리학 프론티어’(Frontiers in psychology) 최신호에는 남자와 여자가 연인 사이로 발전하는 데에 정서적 교감 외에도 ‘돈’이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실렸다.
중국 사범대와 홍콩대 공동 연구진은 장기간 교제 중인 대학생 커플들을 대상으로 이성 교제 행동 유형 조사를 실시했다. 연구진은 조사를 위해 이들을 무작위로 부유한 집단과 가난한 집단으로 나눴다. 실험 결과는 흥미로웠다.
첫 실험 결과 상대적으로 현재 여자친구의 외모에 덜 만족하고 교제를 쉽게 정리하는 쪽은 자기 자신이 부유하다고 생각한 남성들이었다. 여성들은 부유하거나 가난하거나 현재 남자친구의 외모에 대한 만족감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에게 매력적인 이성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그 결과 남녀를 막론하고 자신이 부유하다고 생각한 이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매력적인 이성과 쉽게 관계를 맺었다. 돈이 많다고 느끼는 이들이 연애를 더 쉽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도 유의미하다. 1,500명의 18~49세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전화 조사를 실시한 결과 경제 활동을 하고 있는 경우는 교제 중인 비율이 10% 이상 높았다. 특히 연소득 2,500만원을 초과하는 남성은 40% 이상, 여성은 50% 이상이 연애를 하고 있었다. 연 소득 1,500만원 미만인 남녀는 30% 이하 만이 연애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연구 결과를 발표한 중국 사범대와 홍콩대 공동 연구진은 “이런 결과는 사람들이 부(富)의 소유 등에 따라 관계를 끊거나 맺는 ‘조건부의 이성교제 전략’을 선택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러한 성향이 인간의 이성 교제 전반에 걸쳐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경인턴기자 izzy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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