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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시장 잡자" 시중은행, 이란·인도로 러시

KEB하나은행, 이란 은행과 유로화 대금결제 서비스 협의

우리은행은 테헤란에 사무소 신설 등 네트워크 구축 노력

신한은행,동남아 찍고 인도로…영업점 신규 설립 인가 획득

함영주(오른쪽 두번째) KEB하나은행장이 지난 1일 이란 테헤란 소재의 이란중앙은행 본점에서 골라말리 카미압(〃 세번째) 이란 중앙은행 부총재와 면담을 가진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KEB하나은행




이란 특수를 비롯해 신흥국 시장의 성장세에 발맞춰 해외 네트워크를 확대하려는 은행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국내 은행들은 국제적으로 이란과의 유로화 결제가 허용될 경우 바로 현지에서 영업망을 가동하기 위해 최고경영자(CEO) 차원의 교류에 착수했다. 또한 동남아시아에 이어 러시아·인도 등으로 지점을 확대하며 국내에서 위축된 수익 기반을 회복하려 하고 있다.

8일 금융계에 따르면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지난 1일부터 이란중앙은행 및 멜리뱅크를 방문해 지급보증서 발급 절차 및 이란계 은행-KEB하나은행 본점-유럽 채널을 연결하는 유로화 대금결제 서비스를 협의했다.

KEB하나은행은 국제사회의 이란 제재 이전에 총 6개의 이란 은행들과 코레스(외국환 업무와 관련된 환거래계약)를 맺는 등 이란과의 네트워크가 가장 촘촘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터라 국제통화를 통한 결제체제가 가동되면 상당한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과 이란 간의 무역거래 과정에서 유로화를 활용하는 대체 결제 시스템 구축은 국내 은행들의 숙원 사항이지만 아직까지는 전망이 불투명하다. 이란 제재가 완전히 풀린 것이 아닌 데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비롯해 국제적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은행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제재가 풀리면 바로 영업망을 가동할 수 있는 준비를 하기 위해 CEO 차원에서도 이란 금융기관과의 관계 회복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함 행장은 이어 독일과 러시아를 차례로 방문해 현지 영업력 회복에 힘을 실었다. 함 행장은 특히 현대자동차 공장이 있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역에 국내 기업들을 위한 대출 전담사무소를 신설하고 러시아법인이 개인금융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올해 하반기에는 블라디보스토크에 지점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은행 가운데 이란과의 원화 결제 계좌를 구축하고 있는 우리은행도 지난 2일(현지시간) 국내 은행 중 최초로 이란 테헤란에 사무소를 신설하는 등 이란 네트워크 복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초기에는 사무소 형태로 진출한 뒤 지점이나 현지법인 형태로 전환할 계획이다.

한편 동남아 지역 금융 벨트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는 신한은행은 인도 시장에까지 빠르게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인도 중앙은행으로부터 아메다바드, 랑가레디 지역 2개 영업점의 신규 설립 인가를 동시에 획득했다고 이날 밝혔다.

2개 지점 동시 인가는 인도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 중 최초 사례로 인도 금융당국이 외국계 은행에 대한 지점 설립 인가를 연간 10개 이내로 제한하고 있는 점에 비춰보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는 것이 신한은행 측 설명이다.

신한은행이 이번에 지점 설립 인가를 획득한 아메다바드와 랑가레디 지역 최근 자동차·석유화학 등 대형 산업이 급성장하는 지역으로 많은 외국계 은행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번에 인가를 획득한 2개 지점을 올해 안에 개설할 경우 존 뭄바이, 뉴델리, 첸나이, 푸네지점과 함께 인도 주요 성장지역에 거점을 확보하고 인도 내 한국계 은행 중 최대 채널인 6개 채널을 확보하게 된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1996년 진출 이후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현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던 신한은행 인도본부의 노력과 성과를 현지 금융당국으로부터 인정받은 결과”라고 밝혔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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