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둘둘치킨이 해외에 본격 진출하는 원년입니다. 홍콩, 태국, 미국, 중국, 호주, 일본 등지에 둘둘치킨의 맛과 노하우를 전파해 K푸드 열풍을 일으키겠습니다.”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정동일(사진) 둘둘치킨 회장은 30년을 이어 온 둘둘치킨의 고유한 맛을 해외에 알릴 생각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1978년 ‘젤라치킨’이란 상호로 명동에서 장사를 시작, 오직 맛있는 치킨 개발에 매진해 온 것이 어느덧 해외에서도 인정받기 시작한 때문이다.
맥주와 즐기는 옛날 통닭의 대명사가 된 둘둘치킨이 해외에서도 환영받는 이유를 묻자 정 회장은 ‘변치 않는 고유의 맛’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복잡한 레시피를 늘려 메뉴를 다양화하는 것보다 정통 후라이드 치킨과 양념 통닭의 맛을 꾸준히 유지해 내·외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15년 전 서울 명동에서 둘둘치킨을 처음 맛본 한 중국인 고객이 최근 다시 한국을 방문해 15년 전 추억의 맛을 다시 느낄 수 있어 감사했다며 인사를 전해왔다”며 “치킨 역시 오래된 명품 브랜드처럼 고유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정 회장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최근 해외 시장에서 둘둘치킨에 대한 반응은 매우 뜨겁다. 둘둘치킨은 프랜차이즈 업계의 꿈의 영역이라는 미국 대륙에 이미 깃발을 꽂았다. 오비맥주의 수입 총판업체인 OB USA와 손을 잡고 미 로스엔젤레스에 2개의 대형 매장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맥주와 궁합이 잘 맞는 안주로 둘둘치킨이 제격이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사업제안을 받았고 현재 한국의 펍 문화를 알릴 수 있는 콘셉트로 매장을 꾸미고 있다. 정 회장은 “K팝, K드라마 등으로 한류 열풍이 분지 오래지만 K푸드가 현지인들의 생활 깊숙이 침투한 것은 얼마되지 않았다”며 “해외엔 없는 한국식 치킨에 대한 반응이 뜨거워 미국의 경우 시애틀, 텍사스, 시카고, 애틀란타 등에서도 사업자를 확보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중국 및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인 홍콩에서는 지난해 11월 현지 유통업체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었다. 마스터 프랜차이즈란 현지 업체에게 운영권을 주고 로열티를 받는 방식으로, 오는 6월 홍콩에서 3개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한류 모델 2명을 발탁해 정식 론칭 행사를 할 계획”이라며 “홍콩 사업 파트너를 통해 향후 배달 전용 매장 10개를 포함해 30여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홍콩에 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5개 매장을 연 태국에서는 기존 매장의 리뉴얼을 진행하는 등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인근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등으로도 진출할 계획이다. 중국과 일본 시장 역시 홍콩 사업 파트너와의 연결고리를 활용해 현지 마스터 프랜차이즈 사업자를 물색하고 있다.
정 회장은 해외에서의 성공을 토대로 다시 한번 국내 시장의 부흥을 꾀하고 있다. 국내 시장의 경우 치킨 브랜드가 워낙 많지만 여전히 성장 가능성은 살아있다는 판단에서다. 정 회장은 “국내 둘둘치킨의 경우 대부분 호프집 형태여서 가족단위가 오기 힘든 부분도 있어 배달 중심의 매장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올해 해외 진출에 힘을 쏟고 내년 초부터 국내 사업 방향성을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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