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젠트리피케이션 문제 해결에 적극적이라고 제게 ‘젠트리파이터’라는 별명을 붙여줬습니다. 하지만 저는 싸움이나 투쟁을 의미하는 파이터라는 말보다는 치유의 뜻을 담고 있는 ‘젠트리닥터’로 불리고 싶습니다.”
최근 서울 성동구청에서 만난 정원오(사진) 성동구청장은 “지난해 9월 전국 최초로 제정한 ‘성동구 지역공동체 상호협력과 지속가능발전구역 지정에 관한 조례(이하 젠트리피케이션 방지조례)’는 상생을 위한 선택이지 건물주의 재산권을 제한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구도심이 번성해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임대료를 부담할 수 없는 기존 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을 뜻한다.
젠트리피케이션 방지조례에는 임대료 상승의 원인이 되는 대기업 프랜차이즈와 유흥주점의 입점을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일각에서 건물주의 재산권을 제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정 구청장은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를 위한 상생협약에 건물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리모델링 활성화 구역으로 지정하면 30% 용적률을 추가로 받을 수 있는데 이를 도시계획으로 준비해 마무리 단계에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세금 혜택에 대한 용역도 진행되고 있다”면서 “추가적인 세금 혜택까지 주어지면 남은 건물주들도 자발적으로 동참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생협약은 심하게는 연간 100~200%까지 상승하고 있는 이 일대 건물의 임대료를 연 9% 이상 올리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성수동 지역 건물주 255명 중 135명이 동참한 상태다.
아울러 정 구청장은 임대료가 없어 쫓겨나는 상인들을 위해 올해 중 20개 동의 안심 상가 조성에 나선다. 안심 상가는 구에서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로 제공하는 상가다. 그는 “임대료 상승으로 쫓겨나는 상인들을 안심 상가에 우선 입주시켜 영업 의지가 있는 자영업자들이 영업을 계속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 구청장은 임기 동안 관내 2만5,000개의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만든다는 목표다. 특히 서민경제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올해 129억원을 지원해 전통시장 개선 사업에 나선다. 마장동 축산시장에는 50억원을 투입, 관광버스 전용 주차장과 고객지원센터를 세워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용답시장에도 46억원을 들여 주차장과 화장실, 현대적인 쇼핑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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