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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일반투자자들 자산증식 수단 부상...대형 헤지펀드 수익률 7.5%

<운용자산 4조로 급성장..헤지펀드 문 두드려라>

2011년말 도입 연 8,000억 유입..."내년 7조 시장"

설립기준도 완화...운용사 총 115곳으로 크게 늘어

금리·주가지수 흐름 상관없이 다양한 투자전략 활용

롱쇼트·이벤트 드리븐 등 통해 목표수익률 8% 안팎

높은 수수료·원하는 시점 환매 불가능 등은 고려해야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 운용사들이 저금리와 주식시장 약세에도 몰려드는 투자금에 함박웃음이다. 시장 상황이 안 좋은 가운데도 헤지펀드들이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며 올 들어 월평균 3,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헤지펀드는 사모펀드의 일종으로 주식과 채권을 비롯해 파생상품, 부동산, 사회기반시설(인프라)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이다. 헤지펀드가 국내 자본시장에 처음 도입된 것은 지난 2011년 말이다. 약 2,000억원의 운용자산(AUM)으로 출발한 헤지펀드 시장은 연평균 8,000억원 안팎씩 몸집을 불리면서 천천히 성장했다.

헤지펀드가 최근 들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3월 말 기준으로 전체 헤지펀드의 운용자산은 4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대체적인 견해다. 그동안 헤지펀드는 기관투자가와 고액자산가만 접근할 수 있는 ‘그들만의 리그’로 여겨졌다. 금융당국이 최소 투자금액을 5억원으로 제한한 탓에 헤지펀드 운용사가 투자자를 폐쇄적으로 모집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류는 금융당국이 지난해 10월 개정된 자본시장법을 시행하면서 변화되기 시작했다. 개정된 자본시장법에 따라 투자자의 최소 투자금액은 1억원으로 낮아졌다. 어느 정도 여윳돈이 있는 중산층이 투자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셈이다.

헤지펀드 운용사 설립 요건도 승인제에서 등록제로 변경됐다. 아울러 운용사의 자본금 확충 기준은 60억원에서 20억원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헤지펀드 운용사로 새롭게 등록한 곳은 3월 말 기준으로 28개사다. 헤지펀드를 굴릴 수 있는 운용사는 총 115곳으로 늘어났다.

헤지펀드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반 공모펀드보다 대외 변수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는 점이다. 국내에 설정된 대다수의 헤지펀드가 기준금리와 지수의 흐름과 관계없이 8% 안팎의 목표수익률을 추구하고 있다. 이는 헤지펀드 운용사가 투자 전략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헤지펀드의 투자전략은 크게 4가지로 나뉜다.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이 상승이 예상되는 자산을 사면서 하락할 것 같은 종목은 파는(공매도) ‘롱쇼트’다. 또한 ‘이벤트 드리븐’은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건이 발생하는 것을 활용하는 투자 기법이다. 이 외에도 프로그램의 계량적 분석을 기초로 투자하는 ‘퀀트’나 여러 상품을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멀티 스트래티지’ 등의 전략이 자주 사용된다.



특정 상품에 참여하는 투자자가 최대 49명이 넘을 수 없다는 사모펀드의 특성 때문에 헤지펀드의 수익률은 일반적으로 공개되지 않는 편이다. 다만 설정액이 3,000억원으로 국내 헤지펀드 시장에서 가장 덩치가 큰 ‘삼성 에쿼티 헤지 1호’는 지난해 7.5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코스피 상승률이 2.39%라는 점을 고려하면 월등한 성적표다. 일부 헤지펀드는 10% 이상의 수익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투자업계는 헤지펀드 시장이 내년에는 7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소액으로도 헤지펀드 등 사모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재간접 공모펀드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최소 투자금액 기준을 낮추는 대신 사모펀드를 자산으로 편입할 수 있는 공모펀드를 만들어 소액투자자도 헤지펀드에 간접적으로나마 투자하는 길을 열어주겠다는 취지다. 이재우 보고펀드자산운용(옛 보고인베스트먼트) 대표는 “금융당국의 사모펀드 규제 완화가 크게 진일보해 자산운용업 발전과 국민 재산 늘리기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500조원 이상의 자산을 굴려 ‘자본시장의 큰손’으로 불리는 국민연금도 포트폴리오를 다양화시키는 차원에서 올해 처음으로 헤지펀드에 1조원 안팎을 투자한다고 밝힌 상태다. 이를 위해 헤지펀드 성과 평가용 벤치마크도 도입하기로 해 시장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헤지펀드의 단점도 있다. 우선 전체 수수료가 공모펀드와 비교해 높다. 수익금의 10% 이상을 운용사가 성공보수로 떼어간다. 게다가 공모펀드처럼 투자자가 원하는 시점에 즉시 환매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가입·해지 시점이 정해져 있기 때문으로 투자자가 환매하는데 한 달 가까이 걸리기도 한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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