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부진과 홍콩 H지수·원유가격 등의 변동성에 시달린 투자자들을 겨냥해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선택과 집중 전략을 내보이고 있다. 지수가 아닌 별도 종목 중심으로 인덱스펀드를 꾸리고 원자재와 지수를 섞은 하이브리드 파생상품 등을 출시하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펀드는 개별 종목 등 기초자산을 선별해 상품을 만들었다. KB자산운용이 지난달 말 출시한 ‘KB유럽고배당주식인덱스펀드’는 기존 인덱스펀드처럼 시장 지수를 추종하지 않고 유럽 대표기업 350개 중 배당수익률이 높고 변동성이 낮은 50개 기업을 ‘유럽고배당지수’로 따로 꾸려 추종한다. 펀드 내 종목 재조정은 그동안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위 50개 기업의 구성이 바뀌는 구조다. 장순모 KB자산운용 상품전략실 부장은 “코스피지수·닛케이225 등을 단순 추종하는 것보다 더 나은 수익률을 내면서도 안정성을 강화하고 배당수익까지 거둘 수 있도록 만든 펀드”라고 설명했다. 국내외 상장지수펀드(ETF) 등에서 기초자산을 추려 투자하는 ‘스마트베타’ 전략을 적용한 사례는 있지만 인덱스펀드에서는 드물다.
유진자산운용의 ‘마켓위너펀드’는 국내의 액티브주식형펀드(순자산 500억원 이상) 중에서도 1년 수익률이 상위 5위권인 펀드를 뽑아 투자한다. 또 투자한 펀드의 매수 규모만큼 코스피200 선물을 매도, 국내 증시가 하락해도 코스피 선물로 헤지해 손실폭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파생상품은 ‘하이브리드 전략’이 똑똑한 투자로 부각되고 있다. 원유·금 등 원자재를 기초 자산으로 삼은 파생결합증권(DLS)은 최근 지수를 섞어 만든 ‘하이브리드 DLS’로 진화했다. 하나금융투자가 2월, 3월에 이어 지난 6일에도 모집한 하이브리드 DLS가 대표적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홍콩 H지수, 유로스톡스5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DLS 1338회의 목표 수익률은 연 10%에 달한다.
현대증권 등도 지난달 하이브리드 DLS 모집에 나선 바 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원자재·지수를 섞어 고수익과 안정성을 모두 노린 것”이라며 “이 같은 하이브리드 상품은 앞으로도 꾸준히 출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새로운 금융투자 상품이 시장의 검증을 받기까지 다소 시간은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투자의 DLS 1338회는 19억원을 모집하는 데 그쳤다. 원유 DLS에 데인 투자자들이 1·4분기 줄줄이 출시된 하이브리드 DLS의 수익률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선뜻 손을 대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 밖에 아무리 검증된 대형주 중심의 펀드라도 경기 침체 등에 따라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수 있는 만큼 장기투자를 염두에 두고 펀드·파생상품을 고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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