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출입문(도어) 등 부품을 생산해 90% 가량을 러시아와 미국, 독일, 싱가포르 등 해외에 수출하는 회사. 경남 사천 항공단지에 위치한 강소기업 샘코 얘기다. 이창우 샘코 대표는 항공분야 연구원으로 직장생활을 하다가 50살의 늦깎이 나이에 안정된 직장에 사표를 던지고 회사를 설립했다. 이 회사의 기술력과 해외 인지도는 남다르다. 러시아 수호이와 미국 보잉 계열의 스피릿에어로시스템, 독일 에어버스 헬리곱터, 싱가포르 ST에어로스페이스 등 글로벌 항공기회사들이 샘코로부터 도어 제품을 공급받고 있다.
이 대표는 “조립과 가공, 성형을 일괄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생산체계를 갖추고 있고 도면도 자체 설계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기술력을 갖고 있는 것이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생산품의 90%를 해외에 수출하고 나머지는 대한항공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는 항공관련 업체들이 50여개 있지만 일괄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곳은 샘코를 포함해 4곳 뿐이다.
수호이와는 2008년부터 1,650억원(250대 분량) 규모의 부품을 공급하는 장기계약을 맺었으며 스피릿에어로시스템과는 2020년까지 308억원의 제품을 독점 공급하기로 했다. 샘코의 기술력을 인정한 일본 미쓰비시도 2026년까지 1,100억원의 공급주문을 냈으며 오는 6월에 초도 물량을 납품받기로 했다. 샘코 제품은 경쟁사들에 비해 30~50% 가량 저렴하다.
이 대표는 “폴란드와 체코, 루마니아 등 구소련국가들과 멕시코가 우리의 해외 경쟁상대들인데 최근 인건비가 상승하고 있는 중국에서 철수하고 있는 항공기 회사들이 샘코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올해 32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1,000억원대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샘코는 수직이착륙 무인기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 말 최종 제품이 나오면 한국국토정보공사에 납품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샘코의 미래성장 가능성을 인정한 기관투자자들의 지분참여도 잇따르고 있다. 대신증권과 신한캐피탈, 산은캐피탈, 한국투자증권 등으로부터 11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내년 4월에는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이 대표는 “현재 장기간에 걸쳐 총 4,200억원의 계약을 추진하고 있으며 복합재와 표면처리 분야에 대해서도 투자유치를 계획하고 있다”며 “항공기 안정성이 중요해지면서 항공기 교체수요도 많아지고 있어 시장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진주=서정명기자 vicsj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