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을 앞둔 50대 후반의 A씨는 지난해부터 퇴근 후와 주말이면 학원을 다닌다. 퇴직 후 산림교육전문가(숲 해설가)로 활동하고 싶은데 이를 위해서는 자격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평소 나무와 숲에 관심이 많은 A씨는 요즘 숲 해설가로 인생 2막을 열겠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680만명에 달하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세대가 고령자 재취업 시장에 쏟아져나오면서 ‘인생 이모작’ 준비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에 고용정보원은 5일 베이비부머 세대가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퇴직 후 도전할 만한 직업을 소개하는 ‘인생 2막, 새로운 도전’을 발간했다. 선정된 30개 직업에 대해 하는 일을 소개하고 해당 직업을 가지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상세히 알려준다.
베이비부머에게 적합한 30개 직업은 ‘틈새도전형’ ‘사회공헌ㆍ취미형’ ‘미래준비형’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됐다. 틈새도전형은 베이비부머의 가장 큰 장점인 직장생활 경력과 풍부한 인생 경험, 그간 구축한 인적ㆍ물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도전할 수 있는 직업이다. 특정 분야의 전문지식이나 경력이 매우 중요해 진입 장벽이 다소 높을 수 있지만 중ㆍ단기 교육과정을 거쳐 업무 지식을 쌓으면 재취업이나 창업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1인 창업 형태로 출판물을 기획하고 출판하는 ‘1인 출판기획자’, 관광객 대상의 민박사업을 기획하거나 직접 민박을 운영하는 ‘도시민박 운영자’ 등이 해당된다.
사회공헌ㆍ취미형은 직장 경험을 활용해 사회에 기여하거나 취미 삼아 일할 수 있는 직업들이다. 단 대부분 시간제나 프리랜서로 일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 측면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청소년 유해환경 감시원’을 비롯해 낙후된 지역의 경제적ㆍ사회적 활성화를 꾀하는 ‘마을재생 활동가’, 웃음을 유도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도록 돕는 ‘웃음 치료사’ 등이 꼽힌다.
미래준비형은 앞으로 활성화가 기대되는 새로운 직업들로 현재 교육과정을 준비하거나 관련 자격증을 새로 만들고 있다. 집주인의 의뢰를 받아 임대주택의 각종 문제 등을 처리하고 관리하는 ‘주택임대 관리사’, 개인의 목표를 스스로 성취할 수 있도록 자신감과 의욕을 고취하는 ‘생활 코치’ 등이 대표적이다.
이랑 고용정보원 전임연구원은 “고령으로 진입하는 길목에 있으면서 준비되지 않는 노후 문제로 다시 한번 불안을 경험하는 이들이 더 늦기 전에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 위한 것”이라며 “뜻이 맞는 동료들과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1인 창조기업 등을 설립하거나 재취업 교육을 통해서도 제2의 인생설계를 할 수 있으므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그동안 원했던 분야에서 도전할 직업을 탐색하라”고 말했다. ‘인생 2막, 새로운 도전’은 이달 말 전국 고용센터 및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공공도서관 등에 배포되고 고용정보원 홈페이지(www.keis.or.kr)에서도 볼 수 있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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