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램 15’는 15.6인치(39.6㎝)급 화면을 탑재하고도 두께는 1.67㎝, 중량은 1㎏이 채 안 된다. 울트라북 수준의 휴대성을 지니면서 데스크톱 못지않은 성능을 자랑하는 녀석이다. 노트북의 범주에 ‘데스크톱 울트라북’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태블릿 PC가 대세라고는 하지만 아직은 데스크톱 PC와 노트북의 보완재일 뿐 대체재는 아니다. 하지만 노트북은 지속적 성능 향상에 힘입어 이미 데스크톱 PC의 대체재로서 책상 위를 점령하고 있다. 다만 노트북은 성능과 휴대성 중 하나를 포기해야 했다. 고성능 모델은 무겁고, 가벼운 모델은 작은 화면에 성능도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젠 양자택일의 고민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램 15’는 15.6인치급 대화면을 장착하고도, 중량이 980g에 불과하다. 웬만한 13인치 노트북은 명함도 못 내밀만큼 가볍다.
가볍다! 그램 불변의 법칙!
그램 15의 첫인상은 한마디로 ‘가볍다’다. 엄지와 검지만으로도 가볍게 들린다. 대화면을 장착한 것 치고는 정말 가볍다. 백팩에 넣어도 별다른 무게 증가를 느끼지 못했다. 전원 어댑터도 200g에 못 미쳐 부담이 없다. 휴대성만 보면 경쟁자가 거의 없어 보인다.
화면이 15.6인치지만 체감 중량은 14인치급 수준이었다. 실제로도 14인치급 노트북까지 넣을 수 있는 노트북 가방에 무리 없이 들어갔다. 전작인15Z950 모델 대비 베젤 두께가 상단 5.3㎜, 하단 9.9㎜, 측면 2.7㎜씩 더 얇아진 덕분이다.
혹여 다이어트에 치중하다가 내구성을 놓치지 않았을지 의구심이 들었지만 기우였다. 예상외로 탄탄한 내구성을 자랑했다. 화면을 덮고 1m 높이에서 대리석 바닥으로 떨어뜨려 봤지만 모서리 부분에 자잘한 흠집이 생긴 것을 제외하곤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화면이 깨지지도, 키가 분해되지도, 확장포트에 유격이 생기지도 않았다. 사용 환경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 환경이라면 내구성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성싶다.
들고 다니는 데스크톱 PC
데스크톱 PC의 최대 강점은 화면 크기와 성능에서 비교우위를 갖는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노트북으로는 고사양 작업이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램 15는 그 고정관념을 깨는 녀석이다. 성능이 데스크톱 PC 뺨 친다.
우선 대화면에 풀HD(1920×1080) 해상도를 지원, 고해상도 동영상이나 사진 파일도 왜곡 없이 보여준다. CPU 역시 인텔의 최신 ‘스카이레이크’를 탑재했다. 내장형 그래픽 칩셋과 궁합이 좋아 포토샵과 동영상 편집은 물론 웬만한 3D 게임이 모두 구동됐다. 웹브라우저를 수십 개 띄우고 풀HD 영상을 재생해도 끊김이 전혀 없었다. 여기에는 8GB에 달하는 램(RAM) 용량과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의 역할도 크다는 생각이다.
어쨌든 이 정도면 굳이 데스크톱 PC를 별도로 보유하지 않고도 집이나 사무실 안팎에서 불편함 없이 작업을 할 수 있다고 보인다. 덧붙여 널찍한 키를 채용하고 숫자패드도 넣어 일반 풀사이즈 키보드만큼 쾌적감을 줬다. 손이 큰 남성에게 딱 맞는다. 반면 손이 작은 여성의 경우 키 사이가 다소 멀게 느껴져 적응에 다소 시간이 걸릴 듯하다.
최대 10시간을 버티는 슈퍼 고밀도 배터리
노트북은 전원 연결이 어려운 곳에서도 사용이 가능해야 한다. 그래서 배터리 수명이 중요하다. 그램 15의 배터리 성능 검증을 위해 전원옵션을 균형으로, 화면 밝기는 50%로 설정한 상태에서 하루 종일 사용해봤다. 일반적인 사용자처럼 무선랜을 이용해 웹서핑을 하고 한글과 엑셀로 문서 작업을 했다. 또한 이동 중에는 자동 절전모드를 이용했다.
그렇게 오전 9시부터 데스트를 시작한 결과, 오후 4시 30분까지 7시간 30분을 버텼다. 화면 밝기를 조금 더 낮추면 8시간도 무난하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동일한 환경에서 풀HD 동영상을 꾸준히 재생하자 배터리 수명이 약 4시간으로 줄었다.
이에 화면 밝기를 30%로, 전원옵션을 절약모드로 변경한 뒤 비슷한 환경에서 테스트를 해봤다. 배터리가 숨을 거두기끼지 총 10시간 4분이 소요됐다. 전원을 꽂지 않은 채 인천에서 하와이까지 기내에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SPEC
크기: 358×228×16.8㎜
중량: 980g
CPU: 인텔 코어 I7 6500U 2.5㎓ (스카이레이크)
그래픽: 인텔HD 그래픽스 520
디스플레이: 15.6인치(39.6㎝) (1920×1080)
메모리: 8GB DDR3
저장매체: SSD (512GB)
가격: 155만원부터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팀/박철진 IT칼럼니스트 chuljin.park.197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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