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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는 총판에"…고객 불만 폭주하는 샤오미

'스마트밴드' 앱 잇단 먹통에도

불만접수·개선 총판에 떠넘겨

판매제품 확대땐 AS대란 일듯

안드로이드용 ‘미 핏(Mi fit)’ 어플리케이션에서 샤오미 계정 로그인 중 성별 선택 과정에서 앱이 중지된 상태다. /정혜진기자




지난 2월 중국 전자업체 샤오미의 스마트밴드를 구입했던 직장인 조영민씨는 크게 실망했다. 업체가 홍보했던 수면상태 및 심박수 확인 기능을 한 번도 쓰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기능을 쓰려면 스마트밴드와 연동하는 기기에 어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한 뒤 샤오미 회원 계정을 만들고 로그인해야 하지만 성별 확인 절차 후 다음 단계가 진행되지 않은 채 앱이 강제종료돼 두 달 가까이 먹통인 상태다. 조씨는 “샤오미 측에서 오류 개선을 하겠다는 소식이 없어 환불도 고려하고 있다”며 “앞으로 샤오미 TV, 밥솥, 샤오미페이까지 국내에 진출할 텐데 팔기만 하고 사후관리가 전혀 안 되는 게 걱정”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5일 전자업계 등에 따르면 샤오미 제품에서 잇단 오류가 발생하고 있지만 정작 샤오미 본사 측에서는 소비자 불만 접수, 오류 개선을 국내 총판에만 맡겨 소비자들의 피해가 길어지고 있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조씨와 같은 상황을 겪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1만여건 넘게 달렸다. iOS를 제외한 안드로이드 이용자들이 비슷한 증상을 호소해 ‘제2의 미마켓 대란’으로 불릴 정도다. 미마켓은 샤오미 스마트폰의 전용 앱스토어로, 지난 1월 최신버전의 운영체제가 업데이트된 뒤 먹통이 돼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은 바 있다. 이번에는 샤오미의 스마트밴드인 미밴드를 쓰기 위해 필수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미핏(Mi fit)’ 어플리케이션(앱)이 업데이트 이후 안드로이드용 앱이 먹통이 돼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참다못한 소비자들은 국내 최대 샤오미 제품 인터넷 커뮤니티인 ‘샤오미스토리’ 등에서 정보를 교환하며 수정한 버전의 앱을 받거나 샤오미 홈페이지상 중국어 버전의 앱을 임시변통하고 있다. 단말기 언어 설정이 한국어 외에 다른 언어로 돼야 작동한다는 얘기에 일부는 스마트폰 언어 설정을 외국어로 바꿔 이용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샤오미는 소프트웨어 자동 업데이트를 하는 순간 ‘벽돌’(소프트웨어가 멈추는 현상)이 된다”며 “불편해도 옛날 버전을 쓰든지 업데이트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 ‘미핏(Mi fit)’ 앱 리뷰 게시판에 소비자들이 오류 사항에 대한 불만을 피력하고 오류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오류 사항으로 별점 1점을 주고 불만을 제기하는 소비자들이 속출하면서 앱 평점은 3.2점(5점 만점)으로 떨어졌다. /정혜진기자




문제는 소비자들의 언제까지 불편을 감수해야 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샤오미 제품에서 잇단 오류가 발생했지만 정작 샤오미 측은 이에 대한 불만 접수, AS 운영을 국내 총판에 맡긴 상태다. 기술적 오류 개선은 국내 총판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진행상황을 샤오미 본사 측과 나누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국내 총판은 유통사인 코마트레이드와 여우미 2곳으로, 고객 지원·AS 서비스 등에는 취약점이 있다. 앱 오류에 대해 코마트레이드 측은 “한국 단말기와의 연동 문제인지 앱 자체의 오류인지는 아직 파악 중”이라며 “이번 주에 확인하고 보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총판인 여우미 측에서는 “현재 동부대우전자와 손을 잡고 AS센터를 구축하는 것을 협의하고 있다”며 “협의가 끝나고 나면 자체 엔지니어를 통해 미밴드 오류 해결 방안을 찾아낼 것”이라고 했지만 지금 상황으로는 기약이 없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샤오미의 판매 제품이 확대될 경우 AS 문제로 인한 대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전자업체 관계자는 “샤오미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도 가성비에서 수준 높은 AS와 고객서비스로 넘어가고 있다”며 “AS 등을 총판에만 맡겼다가는 소비자 불만이 결국 제품으로 향할 것이기 때문에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혜진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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