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새크라멘토주의 축구경기장 보니 필드에 애틀랜타 출신의 스틸 데이비스가 쿼드콥터 드론을 들고 나타났다. 트랙 위에는 깃발들이 꽂혀 있었다. 고글을 착용하고 조종을 시작한 그는 자신의 장기인 요잉(yawing) 스핀, 즉 드론을 뒤집으며 회전시키는 기술을 선보였다. 데이비스는 1인칭 시점(FPV) 드론 레이싱의 개척자 중 한 명이다. “드론에 탑재된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이 고글로 실시간 스트리밍 됩니다. 때문에 마치 드론의 조종석에 앉아 조종하는 듯한 느낌으로 레이스를 펼칠 수 있죠.”
FPV 드론 레이싱은 친구들의 놀이로 시작됐다. 그러던 중 프랑스의 한 드론 동호인 협회가 관련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면서 큰 관심을 끌었고, 더 많은 FPV 드론 영상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급기야 작년 7월 캘리포니아주 스테이트 페어에서 최초의 국제 드론 경주대회 ‘미국 드론 레이싱 챔피언십’이 개최됐다. 이 대회를 주관한 로터스포츠의 스코트 랩슬랜드 최고경영자에 따르면 세계 각지에서 온 120여명의 참가자들이 2만5,000달러의 상금을 놓고 이틀간 자신의 실력을 뽐냈다.
총 5개 종목이 진행됐는데 데이비스는 지정된 코스를 가장 빠르게 5회 완주하는 타임 트라이얼 부문 1위, 창의적이고 난이도 높은 기동을 겨루는 프리스타일 부문 2위를 차지했다.
“여러 나라에서 많은 사람들이 FPV 드론 레이싱을 즐기고 있어요. 하지만 그들을 한 자리에 모은 공식 국제대회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로터스포츠는 올 10월 하와이에서 세계 챔피언십 대회를 개최한다. 35개국 300명 이상의 선수 참가가 예상되고 있으며, 상금규모도 20만 달러로 대폭 커졌다. “전국 대회와 세계 대회, 그리고 소규모 대회들이 조직되면서 FPV 드론 레이싱이 하나의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취미를 사업과 직업으로 삼을 기회가 찾아온 겁니다.”
FPV - First Person View.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팀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