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은 안구 내부의 압력인 안압의 상승으로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에 장애가 생겨 시야가 좁아지고 시력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특히 녹내장 환자의 시력이 좋지 않을 경우 불안을 느낄 확률이 더욱 커지는 만큼 녹내장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40대 이상의 경우 연 1회 이상 정기적인 안압 검진 등을 통해 조기 발견해 시력 저하를 예방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정림 부산백병원 안과 교수팀은 12개월 이상 약물치료 중인 녹내장 환자 72명을 분석한 결과 15명(20.8%)의 환자에게서 우울과 불안 증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시력이 나쁜 녹내장 환자일수록 불안과 우울 증상을 많이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대상 녹내장 환자 중 시력이 0.5 미만인 녹내장 환자는 모두 8명이었으며 이중 절반(4명)이 불안 증상을 느낀 것으로 관찰됐다. 이는 시력이 0.5 이상인 환자 64명 중 17.2%(11명)가 불안을 느낀 것과 비교하면 세 배나 높은 수치다.
우울감 역시 시력이 0.5 미만인 환자가 37.5%로 시력이 0.5 이상인 환자의 18.8%와 비교할 때 두 배 이상 높아졌다.
녹내장이 잠재적으로 실명이 될 수 있는 질환인 만큼 시력이나 시야가 좋지 않은 환자들이 더 불안감을 느낀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한국의 40세 이상 녹내장 유병률은 3.6%로 알려졌으며 녹내장 의심환자까지 포함하면 5.7%로 100명 중 6명에게 발생하는 흔한 안과 질환이다.
대개 눈이 침침해서 노안이겠거니 하고 병원을 찾았다가 녹내장으로 진단받는 경우가 태반이다. 주변부 시야가 어둡게 보이는 시력장애 증상이 생긴 경우 녹내장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인 만큼 40대 이상이면 연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안압 검사 등의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녹내장은 초기 증상이 없고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말기가 될 때까지 특별한 증상을 못 느낀다”며 “조기 진단과 치료만이 녹내장으로 인한 실명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우울 증상이 있는 경우 환자의 치료 순응도 및 치료 의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병에 관한 적절한 정보 제공 등 환자가 불안함을 느끼지 않도록 정서적인 치료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대웅기자 sd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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