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부발전은 중남미 전력시장에 진출한 국내 에너지 기업 1호다. 지난 2014년 칠레에서 발전소 건설 및 운영사업을 수주하면서 중남미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당시 칠레는 스페인·미국·프랑스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이 독점하던 시장이었는데 남부발전의 진출로 우리나라도 중남미로 사업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남부발전이 수주한 칠레의 ‘켈라르 발전소’사업은 칠레 북부 메히요네스 지역 안토파가스타주에 517㎿급 가스복합발전소를 건설·운영하는 사업이다. 발주사인 글로벌 광산 업체 BHP가 발전연료를 공급하고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 전량을 구매하는 게 이 사업의 특징이다. 올 하반기 켈라르 발전소가 준공되면 남부발전은 연평균 약 1,000억원의 안정적인 전력 판매 매출을 올리게 된다. 발전소 운영에 따른 계약기간은 기본 15년에, 5년씩 재계약을 통해 최장 30년까지 가능하다. 전력 판매에 따른 매출도 최대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프로젝트가 국내 기업 간 협업 프로젝트로 이뤄진 점도 눈에 띈다. 삼성물산이 지분투자를 하고 삼성엔지니어링이 발전소 건설을, 한국수출입은행이 프로젝트파이낸싱 지원을 맡는 구조다. 시장 상황에 맞춘 금융구조, 에너지 공기업과 민간기업 간 협업 시스템 등이 맞물려 동반진출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실제 이 발전소 수주로 설계·조달·시공(EPC) 분야에서 4,800억원 규모의 수출 효과가 기대된다. 남부발전의 한 관계자는 “발전소 건설기간 동안 설비 기자재와 발전 플랜트 기술 등이 수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부발전은 칠레 현지법인을 거점으로 지난해 9월 페루 푸에르토 브라보 발전소 시운전사업 수주에도 성공했다. 이 사업은 수도 리마에서 남쪽으로 1,200㎞ 떨어진 모옌도 지역에 건설 중인 600㎿급 가스터빈발전소를 운전하는 사업이다. 이 수주로 HPS·오르비스 등 국내 중소 정비업체도 페루에 진출하는 기회를 잡았다.
남부발전은 지난해 요르단에서 49.5㎿의 풍력발전사업도 수주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총 1억900만달러가 투자되는데 요르단 정부가 전기를 구매하기로 돼 있어 안정적 수익이 기대된다.
/이상훈기자 sh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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