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이 민경진(사진) 전 산업은행 글로벌사업부문 부행장을 신임 전략기획부문 대표(수석부사장)에 내정한 것으로 20일 전해졌다.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 인수를 코 앞에 둔 상황에서 산업은행 전직 임원이 수석부사장을 꿰차게 되면 막판 낙하산 인사 논란이 예상된다.
대우증권은 이달 말로 3년 임기가 만료되는 이삼규 전략기획부문 대표의 후임으로 산업은행에서 리스크 관리와 글로벌 사업 부문을 담당했던 민 전 부행장을 내정했다.
민 부행장은 지난 1월 산업은행 조직개편 과정에서 3년 임기를 끝마치고 퇴임했다. 산업은행은 앞서 지난 2013년 초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삼규 부행장을 대우증권 수석부사장으로 이동 배치했다.
이 부사장은 KDB산업은행 런던지점과 비서실 근무를 거쳐 인사부 부장·기획관리부문 부행장을 역임한 전통 ‘산은맨’ 이다. 이후 대우증권 IB·전략기획 수석부사장을 거쳤다. 산은에서 대우증권 수석부사장으로 옮겨 올 당시에도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었다.
민 부행장이 대우증권 수석 부사장으로 내려오면 3년 전과 같은 논란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이 산업은행과 대우증권의 최종 인수가격 계약을 맺고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만을 남겨두고 있는 터라 ‘보은 인사’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민 부행장의 인터뷰를 직접 보고 승낙했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민 부행장의 국회 쪽 인맥 등 네트워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은행에서 퇴직하면 계열사로 가는 게 통상적인 순서인데, 대우증권 매각에 앞서 마지막으로 미래에셋증권에 압력을 가한 것 아니겠냐”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측은 “미래에셋이 산업은행과 원활한 업무관계를 위해 수석부사장직을 유지하려는 것이지 압력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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