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현대차는 보유 중인 KAI 주식 974만 7,511주(10%) 가운데 절반인 487만 3,756주(5%)을 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키로 결정했다. 현대차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와 HMC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이날 장 마감 후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에 돌입했다.
주당 매매 가격은 이날 종가(7만4,000원)에 할인율 3.4~5.4%를 적용한 7만~7만1,500원이다. 전량 블록딜에 성공하면 현대차는 최대 3,485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불필요한 지분을 처분하고 주력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10% 전량을 매각할 경우 시장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우선 절반만 매각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현대차의 KAI 지분 매각은 주요 주주였던 한화테크윈과 두산에 이어 세 번째다. 한화테크윈은 지난 1월 초 블록딜을 통해 KAI 보유 지분 10% 중 4%(390만주)를 매각해 약 2,796억원을 확보했으며, 두산 또한 KAI 보유 지분 전량(4.99%)을 처분했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일한 인수 후보로 꼽혔던 한화테크윈마저 보유 지분 일부를 처분하면서 국내에 KAI를 인수할 만한 기업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며 “어차피 당분간 매각 작업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가가 괜찮을 때 지분을 처분해 현금화하는 것이 주주 입장에선 당연한 선택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준석기자 pj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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