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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의 독특한 환헤지(위험회피·hedge) 전략이 해외주식 부문의 수익률 상승이라는 실질적인 성과로 나타났다.
1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연금의 해외 주식 수익률은 5.4%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사학연금(0.88%)·공무원연금(0.0%) 등 국내 여타 연기금에 비해 돋보이는 수치다.
지난해 글로벌 주식시장의 하락에도 국민연금이 5% 이상의 수익률을 거둔 비결은 국민연금이 개발한 환헤지 전략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4년부터 해외주식에 대해 별도의 환헤지를 하지 않고 있다. 해외채권에 대해서도 현재 100%인 환헤지 비율을 2018년까지 0%로 낮추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이 환헤지 전략을 대폭 수정한 것은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포트폴리오의 수익률 변동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환헤지 비율이 0%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환오픈 상태에서 국민연금은 지난해 달러화 강세에 원·달러 환율이 6%가량 오르자 이를 고스란히 환차익으로 확보했다. 이 같은 환율 효과에 힘입어 국민연금은 해외주식 투자 시 벤치마크지수(기준지수·BM)로 삼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전 세계 주가지수(World Index)'가 지난해 1~2% 하락했음에도 5% 이상의 수익률을 올렸다. 연기금의 한 관계자는 "해외주식 투자의 경우 주로 BM을 추종하는 패시브 전략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기관 간의 수익률 차이가 크게 벌어지지 않는 편"이라며 "환헤지 비율이 각각 70%, 40%인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은 국민연금과 달리 환율상승에 따른 차익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국민연금의 전체 기금운용 수익률은 4.6%로 잠정 집계됐다. 자산별로는 국내주식(1.3%)·해외주식(5.4%)·국내채권(4.4%)·해외채권(1.5%)·대체투자(12.2%) 등이다. 최종 수익률은 이달 9일 열리는 올해 첫 기금운용위원회 심의·의결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박준석기자 pj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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