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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초까지만 하더라도 크라이슬러는 국내 수입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량 상위 5개 브랜드에 속했다. 2004년에는 1,736대가 판매돼 BMW·렉서스·벤츠에 이어 4위에 올랐다. 하지만 아우디·폭스바겐의 판매가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하고 도요타·닛산·혼다 등 일본 브랜드에도 밀리기 시작하면서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 2007년 3,901대로 정점을 찍은 뒤 줄곧 하락세를 타던 크라이슬러의 판매량은 지난 2011년을 기점으로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지프'가 본격적으로 투입된 시기와 일치한다. SUV의 대명사처럼 돼 있는 지프의 대표 차종인 '랭글러'와 '그랜드 체로키'가 레저 활동 증가에 따라 꾸준한 인기를 얻으면서 크라이슬러는 지난해까지 4년 연속으로 판매량이 증가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실지 회복을 노리는 크라이슬러가 올해 판매를 확대하는데도 지프가 선봉에 선다. SUV가 대세로 자리잡은데다 올해가 지프 브랜드 탄생 75주년이 되는 해여서 다양한 판촉 활동이 이뤄질 예정이어서 판매 증가가 예상된다.
크라이슬러 수입사인 FCA코리아가 올해 설정한 지프 판매 목표는 지난해(4,888대) 보다 23% 성장한 총 6,000대다. 지프 75주년 기념 에디션 5종과 레니게이드 트레일호크 버전 등 총 6개의 모델이 출시된다. 지프 75주년 스페셜 에디션은 모델에 따라 사지 그린(랭글러), 레콘 그린(그랜드 체로키, 체로키), 정글 그린(레니게이드) 등 지프 특유의 초록색상이 적용됐다. 또 브론즈 휠, 75주년 기념 배지, 전좌석에 새겨진 75주년 기념 로고 등 지프의 정통성을 강조한 디자인 요소들이 추가된다. 특히 지프 최초의 소형 SUV인 레니게이드의 고성능 버전인 트레일호크를 통해 오프로드 마니아들을 공략할 계획이다.
랭글러와 체로키 등 기존 지프 차량은 특유의 박스형 디자인을 바탕으로 강력한 주행성능을 갖춰 남성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올 뉴 레니게이드는 기존의 주행성능을 유지하면서 9종에 이르는 다양한 외부 컬러를 도입해 여성 소비자들도 끌어들였다. 올 뉴 레니게이드는 월 평균 150대 가량이 판매될 정도로 인기다.
레니게이드 외에도 지프의 베스트셀링 모델인 중형 SUV '체로키'는 지난해 1,601대가 팔려 전년대비 241%나 판매가 늘었다. 대형 SUV인 그랜드 체로키도 물량이 달릴 정도로 인기다. 지난해 총 1,173대가 팔렸다. 정통 오프로더인 랭글러는 지난해 997대가 팔려 힘을 보탰다.
FCA코리아는 올해 지프 신차 출시와 함께 차량의 성능과 특징, 브랜드 가치를 알릴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공격적으로 전개한다. 미국·유럽·호주 등 전 세계 각지에서 열리는 세계 최고 오프로드 축제 '지프 캠프'에 국내 고객들을 참여시킬 예정이다.
크라이슬러의 세단 차종도 독일·일본 브랜드의 틈바구니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크라이슬러는 지난해 1,359대의 세단을 판매해 전년(1,042대)보다 30% 가량 성장했다. 지난해 2월 출시된 중형 세단 '200'이 594대가 팔려 수입 가솔린차 시장에 안착했다. 지난해 7월 출시된 대형 세단 '뉴 300C'도 661대가 팔려 선전했다.
미국차는 유럽·일본차에 비해 연비 효율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솔린 차종만 놓고 보면 크라이슬러 세단 라인업의 연비는 준수한 편이다. 뉴 300C의 경우 복합연비가 리터당 8.7~9.2㎞다. FCA 코리아 관계자는 "미국차가 연비가 떨어진다는 편견을 가진 소비자들이 많지만 경쟁 브랜드에 비해 결코 낮지 않다"면서 "우수한 주행성능과 다양한 안전·편의사양 외에도 개성있는 디자인과 정숙성을 갖춘 크라이슬러 세단의 장점을 적극 알려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피아트를 함께 수입하고 있는 FCA코리아는 내달 '올 뉴 500X'를 출시하고 가장 성장세가 두드러진 세그먼트인 소형 SUV 시장 공략에 나선다. 피아트의 대표 차종인 500 시리즈의 세번째 모델인 500X는 개성적인 디자인과 넓은 실내공간에다 안전성이 뛰어나 국내 시장에서 미미한 피아트의 존재감을 부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성행경기자 sain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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